'개콘' 정명훈 "바보 캐릭터 계속 하고 싶어"[인터뷰]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07.25 11: 31

'아이고 의미 없다'라는 기운이 쭉 빠지는 말투와 대사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맨 정명훈(34)이 시선을 끈다. 청청 패션으로 통기타줄을 튕기는 고루한 복학생 캐릭터의 정명훈이지만, 자칭 '개대여신'이라고 주장하는 신입생 이수지 앞에서 보이는 하늘을 찌르는 도도함이 묘하게 웃기다. 짧은 대사 몇 마디로 관객에 폭풍 웃음을 선사하는 단단한 내공의 소유자 정명훈은 '개콘' 무대가 이제 직장같다는 14년차 개그맨이다.
정명훈은 그간 KBS 2TV '개그콘서트' 무대에서 바보 명훈이, '예'밖에 모르는 로봇, 얄미운 여자 선배, 늑대같은 남자, 현재 '선배, 선배' 등 굉장히 다양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독보적인 개그톤으로 소화했다. 폭발적인 에너지가 느껴지지는 않아도 그가 멀쩡한 얼굴로 무심하게 던지는 대사들은 그가 쌓아온 캐릭터로 인해 강력한 힘을 받으며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제가 운이 좋은 게, 저와 겹치는 캐릭터는 없는 것 같아요. 저를 보고 감독님이 '저 사람은 무슨 캐릭터야'라고 물어보면 다른 감독님이 '재밌는데, 조용하다'고 말해요. 개그맨들의 웃기는 스타일이 다 다른데, 저는 한 마디 던지고 관찰하다가 디테일하게 짚어주는 편이에요."

"저는 긴 대사를 안 하는 편이에요. 평소에도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에요.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한 마디씩 던져요. '아이고 의미 없다'도 평소에 하던 말투에요. 후배들이 '선배, 너무 좋은거 같아요'그러면 '그래, 의미는 없다'고 답했었거든요. '선배, 밥 먹어요' 하면 '그래 먼저 먹고 있어'라고 하던가요. '선배 선배'는 (이)수지가 워낙 잘해서 아이디어 짜기도 쉬어요. 제가 후배를 잘 잡은 것 같아요. 수지와 기수 차이가 많이 나지만 저를 불편해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장난만 치니까요. 수지도 저랑 하니까 재밌다고 하던데요?"
늘 당하는 바보 명훈이 이미지가 가장 강해서일까. 최근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다시 언급된, 그가 정형돈 보다 선배라는 사실이 새삼 화제를 모을 정도로 그는 아직도 고참 개그맨보다는 친근하고 익숙한 이미지로 기억된다.
"'개콘'에서 박성호, 김대희, 김준호 다음에 저에요. 바로 밑으로 홍인규가 있는데 3년 차이가 나요. 제가 데뷔를 빨리 했어요. 보통 개그맨들이 중간에 군대를 가는데, 저는 제대 하기 전 말년 휴가를 나와서 시험을 보고 합격했어요. 23살 때 데뷔한거니까, 빨리 된 편이에요."
"시청자들도 댓글에 '명훈이 들어가'라고 많이 말해요. 아이들도 '명훈이다'라고 절 알아봐주고요. 그게 좋아요. 앞으로도 바보 캐릭터를 또 하고 싶어요. 쉽고 편안하게 웃어주시는거 같아요. 친근해야 여자들도 편안하고 쉽게 다가올 수 있어요. 하하."
"다른 사람들처럼 확 떠서 돈도 많이 벌면 좋겠지만, 저는 직장처럼 쭉 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욕심이 없냐'고 많이 얘기 하는데, '개콘' 무대에 계속 서고 싶은게 제 욕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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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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