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대체선수, 축복과 재앙 사례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7.26 10: 00

7월 24일은 한국 프로야구 웨이버 공시 마감일이었다. 외국인선수 교체를 원하는 구단은 24일까지 웨이버 신청을 하고, 8월 15일까지 새로운 선수를 등록해야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는 게 가능하다.
외국인선수 교체카드를 쓰는 건 궁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진 팀은 굳이 돈을 들여가면서 외국인선수로 엔트리를 채울 이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웨이버 공시 마감일인 24일이 외국인선수 교체 마감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까지 많은 팀들이 기존 외국인선수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하고 교체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다. 시기적으로 수준급 선수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체 외국인선수 성공사례가 더욱 빛을 발한다.

2011년 삼성은 라이언 가코-카도쿠라 켄을 내보내고 7월 덕 매티스-저스틴 저마노로 외국인선수를 바꿨다. 당시 KIA와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던 삼성 류중일 감독은 대체선수를 곧바로 1군에 투입하는 대신 2군 경기에 1주일가량 출전하게 해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할 시간을 줬다.
덕분에 매티스와 저마노는 삼성의 통산 5번째 우승에 힘을 보탰다. 매티스는 10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52, 저마노는 8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78로 후반기에만 10승을 합작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들은 좋은 활약을 펼쳤다. 비록 시즌 후에는 금액이 맞지 않아 삼성을 떠났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끈 '특급 우승청부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또 다른 성공사례는 외국인타자 최고타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LG 로베르토 페타지니다. 2008년 5월 제이미 브라운을 대신해 LG 유니폼을 입은 페타지니는 2008년 68경기에서 타율 3할4푼7리 7홈런 35타점으로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2009년 재계약에 성공한 페타지니는 타율 3할3푼2리 26홈런 100타점을 기록, 팀 타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페타지니는 재계약에 실패했다. LG는 투수가 필요했고 페타지니와 재계약을 하는 대신 오카모토 신야, 에드가 곤잘레스 투수 두 명으로 외국인선수 자리를 채웠다. 이택근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도 페타지니를 내보낸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이들 외에도 2012년 KIA 헨리 소사, 2011년 SK 브라이언 고든, 한화 대니 바티스타 등 교체선수로 한국땅을 밟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이듬해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들이 존재한다.
앞서 소개한 선수들이 '축복' 이었다면 '재앙'도 있다. 사실 대다수 대체선수들이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들 가운데서도 압도적으로 좋지 않은 성적을 낸 선수들이 있다.
2008년 제이콥 크루즈를 대신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톰 션은 본인을 "다양한 구종과 빠른 템포, 그리고 타자와의 승부를 즐긴다"고 소개했지만 7경기에 등판해 6패 평균자책점 10.73이라는 성적만을 남겼다. 또 다른 외국인선수인 웨스 오버뮬러도 성적은 좋지 않았는데, 후반기 삼성은 이들을 모두 방출하고 외국인선수 없이 시즌을 치렀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다.
작년만 하더라도 대체 외국인선수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삼성은 에스마일린 카리대, 두산은 데릭 핸킨스, KIA는 듀웨인 빌로우를 데려왔지만 활약은 미진했다. 그나마 핸킨스가 불펜으로 전환, 포스트시즌에서 활약을 펼쳤을 뿐이다.
올해만 벌써 넥센 브랜든 나이트, 한화 케일럽 클레이, SK 조조 레이예스, LG 조쉬 벨, 두산 크리스 볼스테드, SK 루크 스캇, KIA 데니스 홀튼 등 7명의 선수가 짐을 쌌다. 이들을 대신해 한국 무대를 밟은 넥센 핸리 소사, 한화 라이언 타투스코, SK 트래비스 밴와트, LG 브래드 스나이더, KIA 저스틴 토마스, 두산 유네스키 마야 등의 활약 여부가 후반기 프로야구 중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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