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승4패' 배영수,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07.27 05: 39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33, 삼성)는 올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25일까지 17차례 마운드에 올라 5승 4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5.42. 수치상 성적만 놓고 본다면 다소 평범하게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 스타트(QS)는 7차례. 윤성환, 릭 밴덴헐크에 이어 팀내 투수 가운데 3번째 기록. 타선의 도움에 힘입어 승리 투수가 된 적도 있었지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온 뒤 계투진의 부진 속에 승리가 무산된 적도 꽤 있었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배영수가 승운만 따랐다면 다승왕 경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포항 NC전에서도 마찬가지. 배영수는 6회 투아웃까지 3실점 호투했다. 총 투구수 101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1개. 직구 최고 147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등 변화구의 위력도 돋보였다. 7월 6일 잠실 두산전 이후 19일 만에 6승 사냥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이번에도 운에 아쉬움을 삼켰다.

삼성은 NC와 혈투 끝에 10-6으로 승리하며 4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아쉽게도 6승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배영수의 호투가 밑거름이 됐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배영수가 공이 좋았는데 승리 투수 요건이 날아가서 아쉽다"고 말했다.
언젠가 배영수는 "승리라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많이 느낀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배영수는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재취득할 예정. 그는 수치상 성적 때문에 다소 불리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임팩트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된다"고 개의치 않았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배영수는 승수는 적지만 두산, 넥센 등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며 "중요한 경기에 내보낼 수 있는 선수인 게 중요한데 배영수는 그런 존재"라고 호평한 바 있다.
배영수의 말처럼 수치상 성적은 그저 그렇더라도 중요한 순간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해주면 된다. 그리고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언젠가는 동료들의 도움 덕분에 이기는 날도 분명히 있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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