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앵글’ 김재중의 야수 눈빛, 어찌 잊으랴! [종영②]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7.30 07: 18

‘트라이앵글’의 가장 큰 수혜자는 김재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드라마 자체는 여러모로 아쉽다는 평이 많았지만, 젊은이부터 중견까지 열연했던 배우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그 중에서도 김재중은 작품의 주제의식을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인 허영달로 분해 대선배 이범수, 충무로의 기대주 임시완과 함께 안정감 있는 앙상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그의 연기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다양한 감정들을 표출하는 눈빛. 눈빛으로 살아서 표현됐던 감정들은 불안정한 반항아 허영달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데 요긴하게 쓰였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극본 최완규 연출 유철용 최정규)마지막 회에서는 고복태(김병옥 분)-현필상(장동직 분)이 보낸 깡패들에게 피습을 당해 끝내 죽음을 맞이하는 윤양하(임시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막내 윤양하의 죽음 앞에 두 형 장동수(이범수 분)와 허영달(김재중 분)은 오열했다. 끝까지 자신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은 채 갈등을 빚어왔던 막내이기에 안타까움과 슬픔은 더 컸다. 윤양하는 죽음을 앞두고서야 형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미안해 형. 내가 진짜 형이라고 말했어야 하는데", "왜 날 버린거냐. 그 동안 외로웠다"고 말하는 동생의 마지막 진심에 형들은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양아버지인 윤태준(김병기 분) 회장을 건드리지 말아 달라는 막내의 유언을 지켜주기로 했다.

굳이 복수에 열을 올리지 않아도 악인들은 알아서 망했다. 고복태는 부하의 배신으로 가진 것을 전부 잃었고, 장동수를 통해 검거됐다. 윤회장 역시 믿었던 현필상으로부터 배신을 당했고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막내를 잃고 남은 두 형제는 슬프고 비참했던 과거의 기억들을 잊고 최선의 삶을 찾았다. 허영달은 카지노의 대표로 우뚝 섰고, 사랑하는 오정희(백진희 분)와 결혼을 하게 됐다. 장동수 역시 황신혜(오연수 분)와의 사랑을 이뤘고 과거의 고통에서 놓였다.
드라마 속 세 형제를 연기한 이범수-김재중-임시완은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지녔다. 이범수가 ‘연기의 신’이라 불릴 만큼 강렬한 연기력으로 극의 무게중심을 잡았다면, 임시완은 해사한 꽃미남 외모와 그에 반대되는 얼음 왕자 같은 반전 캐릭터로 긴장감을 부여했다. 그런 두 형제 사이에서 김재중은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분출하는 인물로서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며 극에 다채로움을 부여했다.
여기서 가장 큰 무기로 사용된 것이 눈빛이었다. ‘트라이앵글’의 연출자 유철용PD는 드라마 시작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재중에 대해 “보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는 묘한 매력을 가진 배우다. 아주 곧고 착한 이미지이면서도 눈빛에서 느껴지는 날것의 느낌이 우리 드라마에 영달이란 양아치에 잘 맞을 있다 생각했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감독의 이 같은 기대는 적중한 듯하다. 김재중은 고독함과 욕망, 여인을 향한 순정 등 양아치 허영달이 표현할만한 날 것 그대로의 감정들을 특유의 살아있는 눈빛으로 표현했다. 거기에 감정 연기 역시 손색이 없었고, 대사전달력도 좋았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분출해야하는 역할이었던 만큼 큰 눈을 통해 가감없이 표출되는 인물의 마음이 긴장감을, 때로는 연민을, 때로는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발휘한 김재중의 다음 작품이 기대감을 모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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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앵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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