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AG 마운드? 구위 관리가 화두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31 05: 55

국가대표급 선수라고 해도 모든 경기에서 잘할 수는 없다. 실수는 나온다.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이하 아시안게임)에 나설 야구 국가대표팀의 마운드가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구위 관리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경기는 역전과 재역전이 펼쳐지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양팀 마무리 투수들이 모두 블론세이브를 범했다는 것이다. 7-6에서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삼성)은 9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손주인에게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봉중근(LG)은 더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 9회 2사에서 경기 마무리를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으나 5타자를 연속으로 내보낸 끝에 채태인의 끝내기 안타로 무너졌다. 
올 시즌 마무리 수난시대의 상징적 경기로 남을 만하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류중일 삼성 감독과 팬들의 마음은 그다지 편치 않았을 법하다. 두 선수는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마운드의 뒷문을 지킬 선수로 거론된다. 상대 타자 유형에 따라 번갈아가며 마무리로 기용될 것이라는 구상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무너진 것이다.

물론 기량이 있는 선수들인 만큼 다시 구위를 끌어올린다면 얼마든지 좋은 경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 마운드 구성은 ‘어딘가 허전하다’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가장 중요한 선발진은 확실한 선수가 김광현(SK) 양현종(KIA) 정도다. 이재학(NC) 이태양(한화) 홍성무(동의대)가 나머지 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김광현 양현종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도 있다.
불펜도 임창용 봉중근이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경우 장담할 수 없는 요소가 있다. 타고투저의 바람을 생각해야 하지만 불안감이 도드라지는 경기가 예상보다 많은 까닭이다. 그 외 릴리프 몫을 해야 할 유원상(LG)의 평균자책점은 4.69, 차우찬(삼성)의 평균자책점도 4.61에 이른다. 안지만(삼성) 한현희(넥센)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단기전 투수 운용의 변수는 분명 존재한다.
이번 대표팀이 상대할 팀들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다. 금메달을 놓고 다툴 팀들도 그렇다. 일본은 프로선수 없이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꾸린다. 대만도 리그 일정상 정상급 선수들 중 몇몇은 이번 대표팀에서 빠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단기전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경험도 있다.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대표팀은 내심 네덜란드전 승리를 낙관했다. 하지만 발목이 잡혔고 결국 탈락으로 이어졌다.
단기전은 투수 놀음이라는 말을 한다. 네덜란드전처럼 타격은 장담할 수가 없다. 야수들도 역대 대표팀과 비교해 경험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처음 보는 투구폼과 궤적에 당황할 수도 있고 꼬일 수도 있다. 결국 마운드가 든든하게 버텨줘야 한다. 기량이 있는 선수들인 만큼 오는 9월 대회가 시작될 때까지 구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를 이유다. 소속팀 일정에 바쁜 상황이라 쉽지는 않다. 그러나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으려면 그 정도는 관리해야 진정한 국가대표다. 구위 저하 선수들이 속출했던 WBC의 악몽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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