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백진희와 키스신 한번 더 했으면..아쉽다” [인터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7.31 07: 58

JYJ 멤버 김재중(28)은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에서 건달 허영달을 연기했다. 지난 29일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칭찬 속에 첫 주연작을 마친 그는 곧이어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트라이앵글’에 대한 애정을 쏟아냈다. 복수에 치중하느라 백진희와의 멜로가 촘촘하게 다뤄지지 못한 것에 대한 ‘귀여운’ 아쉬움도 덧붙였다.
“드라마가 끝나서 시원섭섭해요. 사실 섭섭한 게 더 크죠. 형제애와 오정희(백진희 분)와의 사랑을 더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26부작이라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워요. 50부작이었으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영달과 정희는 거친 운명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영달이 아버지를 죽인 고복태(김병옥 분), 윤회장(김병기 분)에 대한 복수를 하는 과정에 이야기가 집중되면서 정희와의 달달한 사랑이 많이 다뤄지지는 못했다. 이는 ‘트라이앵글’을 사랑한 시청자들의 공통적인 아쉬움이었다.

“진희와 연인으로 보이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어요. 친해지려고 연락도 많이 주고받았고요. 진희가 많은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라 연기를 잘하고 연기에 대한 생각이 깊어요. 우리 두 사람이 어떻게 하면 연인처럼 보일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드라마에서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워요. 키스신 한번만 더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웃음) 사실 드라마에서 딱 한번 나온 키스신을 방영 당일 아침에 찍었거든요. 촬영 시간이 없어서 공을 들이지 못했어요. 좀 더 예쁘고 좀 더 절절하게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죠.”
김재중은 이번 드라마에서 한층 깊어지고 풍부해진 감정 연기로 주목을 받았다. 건달에서 아버지 복수를 위한 경영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1인 2역인 것마냥 극과 극의 변화된 캐릭터를 소화했다. 건달인 영달과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후 복수에 몰두하는 동철은 180도 다른 인물이었다. 김재중은 널뛰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다루며 호평을 받았다.
“첫 주연이다보니 보여줘야 하는 감정 표현이 많다는 게 익숙하지 않았어요. 사실 영달의 촬영 분량이 많았거든요.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 수도 있었을텐데 더 많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힘들지 않았어요. 시청자들은 연기를 잘했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제 스스로 저를 평가하는 일은 쉽지 않아요. 다만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려고 했고, 다른 배우와 스태프가 웃으면서 촬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어요. 촬영장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 게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김재중은 촬영 현장에서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 생방송 촬영 여건상 힘들 법도 했는데, 그는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를 위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덕분에 막판에 쪽대본으로 인해 대본 연습 시간이 부족해 NG가 자주 발생해도 밝은 분위기 속에 촬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바로 김재중의 친화력이 큰 몫을 했다.
“모두 잠을 못 자면서 연기를 하니까 제가 유쾌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서로 고생하는데 힘든 티를 내는 것은 책임감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위로를 하고, 농담을 해서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게 연기하는 것 외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와 연기를 하면 기분이 좋고, 힘이 난다는 말씀을 해주시니까 보람도 있었죠.”
김재중은 촬영 현장 분위기를 좋게 이끈 ‘트라이앵글’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고마운 마음을 연신 쏟아냈다. 시청률 하락과 대본이 늦게 탈고된 까닭에 촉박했던 촬영 시간에도 현장은 언제나 활기가 넘쳤다는 것.
“제가 극중에서 최면에 걸려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었어요. 잠도 못자고 시청률이 떨어져서 속이 상할 때였는데 스태프가 배려를 해주셨죠. 때마침 팬들이 촬영장에 음식과 반창고를 선물한 날이었어요. 조명, 음향 등 감독님들이 저를 웃게 하려고 목과 손, 뒤통수에 반창고를 붙이고 계시는 거예요. 정말 감사했죠. 저도 다른 배우와 스태프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많은 노력을 한다는 생각에 감동 받았어요. 이게 촬영 현장의 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날 뻔 했어요.”
김재중은 ‘보스를 지켜라’에서 정식 정극 연기를 한 후 ‘닥터진’, ‘트라이앵글’을 거치며 매 작품마다 배우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무대 위 김재중과 드라마 속 김재중은 다른 사람으로 여겨질 정도로 이제는 배우 김재중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그동안에는 제 연기에 대한 반성만 하면 되는 문제였어요. 제 연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게 잘못된 생각이었어요. 제 연기 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를 봐야 하는 것을 알게 됐죠. 배우로서 시야가 조금은 넓어진 것 같아요. 작품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마음 깊숙이 느끼게 됐죠. 그동안 연기를 하면서 힘들었던 것은 응석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하면 할수록 부담감이 커지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트라이앵글’은 한때 시청률이 6%대까지 추락했다. 지지부진한 전개, 식상하고 통속적인 설정이 패착이었다. 후반 들어 두자릿수 시청률을 노릴만큼 상승세를 탔지만 중반에는 지상파 3사 드라마 꼴찌 수모를 겪기도 했다.
“사실 시청률이 떨어져서 저를 비롯해서 많은 배우들과 스태프가 침통했을 거예요. 그런데 현장에 가면 서로 티를 내지 않았어요. 더욱 밝게 촬영을 했죠. 정말 감사했던 게 모두들 시청률 하락이 제 탓은 아니라고 말씀해주신 거예요. 제가 더 움츠려들기 전에 용기를 북돋아주셔서 더 열심히 하게 됐죠. 제가 분량이 많아도 대본을 빨리 외우는 편이거든요. 그래도 막판에 대본이 너무 늦어지니깐 NG를 내게 되더라고요. NG를 내더라도 제가 집중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김재중은 ‘트라이앵글’ 영달이라는 인물에 푹 빠져지냈다. 그가 영달을 완벽히 연기할 수 있었던 것도 작품에 대한 높은 이해와 해석이 바탕이 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드라마에 몰입해 있어서 JYJ 앨범을 녹음하는데 힘들었어요. 멤버들이 저에게 영달이라고 하더라고요. 영달이의 느낌을 가지고 녹음을 했나봐요.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주연 배우가 느끼는 희로애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정신적으로 부담감과 고통이 많더라고요.”
 
김재중은 눈물이 많다. 더더욱 버거운 인생을 사는 영달을 연기하며 이번 작품 속에서 지독히도 울었다.
“눈물이 연중행사죠.(웃음) 한도 끝도 없이 눈물이 터지는 성격이에요. 물론 자잘한 것으로 울진 않고 극도로 힘들 때 울죠. 그런데 이번 드라마에서 하도 많이 울어서 이제 더 이상 눈물이 안 나올 것 같아요.(웃음) 최면 연기를 할 때 가장 많이 울었어요. 작품이 아닌 실생활에서는 촬영 끝나고 혼자라는 생각에 울게 됐죠. 술 한잔 마시고 자려고 하는데 같이 마실 사람이 없었어요. ‘또 혼자인가’라며 항상 반복됐던 감정이었어요. 갑자기 혼자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어요. 정말 엉엉 울었죠.(웃음)”
김재중은 초반에 작정하고 망가졌다. 속옷만 입고 시내 한복판을 뛰어다니기도 하고, 돈 벌기 위해서는 ‘제비’도 될 수 있는 영달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실 망가지는 부분에 대해 단단히 각오했어요. 작가님과 감독님이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연기하려고 했죠. 사실 더 심한 것도 할 수 있었어요.(웃음) ‘트라이앵글’ 출연 전에 연기 연습을 하면 힘이 들어가고 어색할까봐 일부러 안했어요. 감독님이 생각하는 영달과 제가 생각한 영달이 다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영달에 맞게 내가 연기를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죠. 덕분에 편안하게 할 수 있었어요. 백진희 씨를 처음에 팬티만 입고 처음 만났는데 하나도 안 창피하더라고요.”
김재중은 또한 거침 없이 망가지는 밑바닥 인생 영달을 연기한 것에 대해 “웃을 일 많아서 즐거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형 역할이었던 이범수, 동생 역할이었던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그리고 연인 연기를 했던 백진희 등과 친밀하게 됐다. 특히 임시완은 촬영이 없을 때도 서로 연락을 하고 지내며 많이 가까워졌다.
“범수 형은 대선배인데도 저와 시완이에게 연기 훈계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저희들에게 맡겨주는 느낌이랄까. 시완이 역시 연기 욕심이 많은데 상대 배우를 많이 배려하는 성격이더라고요. 서로 연기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하고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서로 연기를 잘하기 위해 경쟁을 할 법도 한데 저희는 서로 보듬어주기 바빴어요. 시완이가 ‘미생’ 촬영 시작하는데 촬영장에 한번 가려고요.(웃음)”
김재중은 동방신기로 데뷔한 후 JYJ, 그리고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최근 새 앨범을 발매한 후 음원 차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드라마 촬영을 마친 JYJ는 월드 투어 준비에 들어간다. JYJ 활동과 함께 앞으로도 연기를 꾸준히 이어갈 예정.
“가수도 좋지만 연기라는 새로운 재미가 생겼어요. 연기하면서 고민도 많고 노력도 많이 해야겠지만 연기 자체가 즐겁더라고요. 많은 인생을 대신 살아볼 수 있다는 재미가 있어요. 계속 연기를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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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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