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 봉착' 한화, 투수 유망주 성장 왜 더딘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31 06: 00

한화 마운드가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3경기 연속 선발투수들이 3회를 못 던지고 내려갔다. 3연패 과정에서 선발 조기 난조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야구는 결국 투수력이다. 투수가 초반 무너지면 경기가 어렵다. 선발투수들이 5회만 버텨줘도 해볼 만한데…"라고 답답해 했다. 안영명·박정진·윤규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구축돼 리드하는 경기는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는 힘이 생겼지만 선발투수가 무너지면 대책이 없다.
그 중에서도 젊은 투수들의 더딘 성장이 아쉽다. 이태양이 새로운 에이스로 뜨며 확고부동한 선발로 자리 잡았지만 나머지 투수들은 여전히 헤매고 있다. 올해 선발 로테이션의 축이 될 것으로 관심을 모은 유창식과 송창현 그리고 김혁민까지 투수 유망주들의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게 결정타다.

4년차 유창식은 12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 에이스였으나 두 번의 팔꿈치 통증으로 1~2군으로 오르내렸다. 2년차 송창현은 18경기 1승9패 평균자책점 6.90으로 뭇매를 맞고 2군에 갔다. 어느덧 8년차가 된 김혁민도 12경기 4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10.71에 불과하다.
이들은 데뷔 후 1군에서 꾸준히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다른 팀이었다면 이렇게 선발로 많은 기회를 얻기 어렵다. 한화 마운드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흔치 않은 1군 등판 기회를 너무 허무하게 보내고 있다. 야구 관계자들은 "한화 유망주들은 1군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듯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마디로 절실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그들의 정신력만을 탓할 수 없다. 한화의 불안한 수비와 포수들의 리드는 유망주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이 어린 포수들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위축되는 모습이 많았다.
관리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유창식은 올해 두 번이나 팔꿈치 통증을 일으켰다. 같은 통증이었지만 예방이 안 됐다. 김혁민도 시즌 전 발목 부상에 이어 시즌 중에는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두 투수 모두 지난해부터 팀 사정에 따라 선발·구원을 오가며 적잖은 공을 던졌다. 팀 사정에 따라 보직이 수시로 바뀌며 혼란을 겪었다. 한창 좋을 때처럼 빠르고 힘있는 공을 뿌리지 못하고 있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전반적인 마운드 붕괴를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정 코치는 "투수를 담당하고 있는 내가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수들의 등판 시기와 질서가 어느 정도 잡혀있어야 하는데 기형적인 운용도 있었다"며 "그런 부분에서 내가 조정을 못했다. 투수들이 흔들린 건 모두 내 책임과 패착"이라고 자책했다. 하지만 모든 결정권이 감독에게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코치 책임으로만 보기 어렵다.
한화는 정민철·송진우·구대성 등 레전들 투수들이 차례로 은퇴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마운드 세대교체를 했다. 류현진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시간이 적잖게 흘렀지만 여전히 그들의 공백들이 곳곳에 나타나 있다. 새로운 투수들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유망주들의 더딘 성장세에 한화 마운드가 좀처럼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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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민. 목동=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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