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천생배우·천생가수[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7.31 14: 23

박유천에게는 두 개의 수식어가 있다. 잘나가는 아이돌 'JYJ의 멤버'가 그것이고 잘나가는 '20대 배우'가 그것. 3년 만에 발표한 정규 2집 '저스트 어스(JUST US)'로 가수 활동을 벌이면서도 영화 '해무'로 스크린에서 팬들을 만나는, 박유천은 가수 겸 배우다.
많은 이들이 그렇겠지만 유독 박유천은 두 가지에 있어 진지하다. 어느 하나 쉽게 생각지 않고 어느 하나 가볍게 생각지 않는다. 하나에 소홀할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 가수로서 음악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진지하게 접근하려 하고,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땐 또 배우로서의 욕심과 포부를 드러내기도 한다.
아마도 그가 이 두 가지 일에 모두 욕심을 내는 건 두 가지 일이 지니고 있는 각각의 매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 아닐까. 그는 배우로서 대중에게 연기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기쁨, 그리고 가수로서 대중에게 음악으로 위로를 전할 수 있다는 기쁨이 크다고 했다.

"'해무'에서 뱃사람 옷을 입는데 제가 또 언제 그런 옷을 입어보고 그런 분장을 할까 생각하니 즐거웠고 그렇게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 자체가 이 직업의 특성이고 내 복이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라는 직업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것이 굉장히 뜻깊은 일인 것 같고요. 복이기도 하고 책임감도 크고 즐겁기도 하죠. 반면 가수는 짧은 시간 안에 희망적인 느낌도 있지만 듣는 이들에게 주는 위로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음악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드는 생각들을 만들어 내는 것 같거든요. 그러다보니 짤막한 단편적인 위로를 줄 수 있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하죠."
먼저 배우로서의 박유천을 만나봤다. '해무' 개봉을 앞둔 그는 긴장되고 설렌다는 소감을 전하면서 이 어려운 작품에 발을 들인 이유를 전했다. 이는 '배우로서의 욕심'이 컸기 때문. 앞으로 연기자 생활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은 그에게 '해무'는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사무실에도 제가 먼저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때 좀 더 고민을 해보자고 회사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했죠. 많은 분들도 의외라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이 작품을 하게 되는 것이 의외인가 생각이 들었어요. 제 스스로 연기에 대한 욕심이라던지 앞으로도 연기를 꾸준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비춰질지 모르겠지만 잘되든 잘 안되든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있었죠."
그의 배우로서의 진지한 자세는 '해무' 속 베드신을 이야기할 때 느껴졌다. 스크린 데뷔작, 그리고 수많은 여성 팬을 거느린 주인공으로서 자신의 얼굴이 중요할 법도 한데 베드신 속 박유천의 얼굴은 찾아보기 힘들다. 극 중 상대역 한예리(홍매 역)를 끌어안고 울다가 베드신으로 이어지는 이 장면에서 박유천은 한예리의 등에 얼굴을 파묻고 울기만 한다. 얼굴보단 영화 전체가 더 중요하다는 그는 망가지는 것도 꺼려지지 않는단다. 실제로 이번 작품을 위해 5kg 정도의 살을 찌운 그는 영화에서 본인 스스로 표현하듯 '동글동글'하게 등장한다.
"처음에 우는 장면을 세 테이크로 갔는데 원래 OK 났던 컷은 제 얼굴이 안 나오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그래도 너 얼굴이 나와야 하지 않겠냐 하셔서 다시 찍었죠. 하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는데서 나오는 감정들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첫 테이크가 사용되길 바랐는데 다행히 이 컷을 사용하셨더라고요(웃음). 얼굴 안 나오는 건 괜찮아요. 음..'비주얼 파괴'도 전 상관 없어요. 이번 영화를 위해서도 5kg 정도 더 찌웠는데요. 진짜 맘놓고 먹었죠(웃음)."
가수로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것 역시 진지했다. 다른 멤버들과는 다르게 아직 솔로앨범을 내지 않은 그는 자신이 더 성숙해졌을때, 그때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싶다 했다. 음악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자신이 뭔가를 깨달았을때, 그 느낌을 음악으로 전하고 싶단다.
"저 혼자의 음반을 개인적으로 내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큰 욕심을 안 내고 있죠.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간이 지나서 활동적인 음반이 아니라 뭔가를 더 느끼게 되고 깨달음을 얻고 내 자신의 변화가 있을 때 그때 내고 싶은 마음이 있죠."
아직 '박유천', 세 글자만을 딴 앨범은 없지만 박유천은 최근 멤버들과 함께 3년 만에 앨범을 발표했다. '저스트 어스'. 오랜만에 앨범 작업을 해 즐거웠다는 그는 특히나 이번 앨범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단다. 늘 하는 것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설렜단다.
"제작하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오랜만이었고 저는 솔로 앨범을 내지 않았으니까 오랜만에 작업하는 거여서 녹음하고 이야기하고 멤버들하고 같이 하는게 즐거웠죠. 다른 두 명이 바빠서 자주 만나지는 못했었지만 작업하는게 즐거웠고 설레기도 했다. 늘 해왔던 건데 설렜던 것 같아요(웃음). 앨범에 대한 반응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준수가 뒤풀이할때 문자로 영화 잘 봤다고 보냈더라고요. 그러면서 앨범 이야기를 했는데 뭔진 모르겠는데 특히 이번엔 서로에게 애틋한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서로에게 주는 선물인 것 같고요. 참 이번 앨범이 기억에 많이 남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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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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