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4승 무기는 슬라이더일까 체인지업일까. 13일 ATL전 등판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8.10 08: 37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슬라이더일까, 체인지업일까.
1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8시 10분 경기 시작) 조지아주 애틀랜타 터너필드에서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14승째 달성에 나서는 LA 다저스 류현진이 과연 세컨드 피치로 무엇을 사용할지 주목된다.
지난 8일 지역 라이벌 LAA 에인절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시즌 13승째를 수확한 류현진은 이전 자신의 등판과는 다른 볼 배합을 선보였다. 7월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본격적으로 실전에서 사용한 빠른 슬라이더의 비율을 대폭 줄이고 그 동안 상대적으로 적게 던졌던 체인지업 구사 비율을 확 높였다.

FANGRAPHS.COM의 데이터를 보면 잘 드러난다. 7월 14일 샌디에이고전부터 3일 시카고 컵스전까지 류현진은 19.4%~30.1%의 슬라이더 구사 비율을 보였다. 에인절스전 바로 직전 등판인 시카고 컵스전에서도 24.1%가 슬라이더였다.
반면 같은 기간 체인지업의 사용비율은 10.7%~23.9%였다. 7월 14일 샌디에이고전에서 23.9%의 비율이 나왔고 7월 2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는 10.7%까지 줄었다. 단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체인지업 구사 비율이 19.4%까지 늘어난 반면 커브를 던지는 횟수가 확 줄었다. 이날 커브의 비율은 9.3%에 머물렀다.
8일 에인절스전에서는 체인지업과 함께 커브(16.0%)던지는 비중이 높아진 반면 슬라이더 구사 비율을 12.0%로 줄였다. 특히 1회와 2회에는 결정적인 볼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이후에는 크게 눈에 뜨이지 않았다.
물론 이런 볼 배합은 대 성공이었다. 자신의 직구 구속을 88마일~95마일까지 조절해 갔던 것과 함께 던진 체인지업은 에인절스 강타선을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는 밑천이 됐다. 잭 그레인키, 클레이튼 커쇼가 에인절스 전 경기 초반 상대 타선을 힘으로 윽박지르려다 반대로 밀린 것과는 대조적인 투구내용이었다. (그레인키, 커쇼 역시 곧 볼 배합을 바꾸면서 자신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그렇다면 애틀랜타 타선을 상대로 류현진이 더 많이 보여줄 무기는 체인지업일까 아니면 슬라이더일까.
류현진은 올 시즌 애틀랜타와는 처음 상대한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 애틀랜타 타자들을 직접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7월 30일~1일까지 다저스는 홈에서 애틀랜타를 상대했다. 그 중 1일 애틀랜타전에 등판했던 커쇼는 1실점 완투승(그것도 9회 2사 후 점수는 내주는)을 거뒀다.
당시 커쇼는 32.4%의 슬라이더, 15.3%의 커브 비율을 보였다. 커쇼의 슬라이더와 커브에 애틀랜타 타자들은 9개의 삼진을 당했다.  삼진으로 물러난 9명의 애틀랜타 타자 중 5명이 투 스트라이크 이후 슬라이더에 배트를 헛 돌리고 물러났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커브를 ‘구경’하다 아웃 당한 타자는 2명이었다.
류현진이나 포수(A.J. 엘리스가 유력한) 모두 이 점을 염두에 둘 가능성이 크다. 더욱 커쇼는 애틀랜타와 원정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또 하나 짐작의 기준은 지난 해 류현진의 경기 결과다. 류현진은 지난 해 애틀랜타전에 두 번 등판해 1승 1패를 기록했다. 5월 18일 원정경기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볼 넷을 지금까지도 자신의 메이저리그 경기 최다인 5개나 허용하는 바람에 5이닝 동안 투구수가 100개에 달했던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6월 8일 다시 홈에서 애틀랜타를 상대할 땐 7.2이닝 1실점 호투로 깔끔하게 승리했다.
류현진은  5월 18일 첫 대결에서 빠른 볼 위주로 승부를 펼쳤다. 패스트볼의 비율이 61.0%에 달했다. 체인지업의 사용 빈도는21.0%에 달했다. 평균 보다 약간 높은 정도였다.
재미있는 것은 6월 8일 두 번째 만났을 때의 볼 배합이다. 우선 빠른 볼 구사 비율이 50.9%로 줄었고 슬라이더(지금 던지는 슬라이더와는 다른)가 앞선 등판의 8.0%에서 18.8%로 늘어났다. 아울러 커브 던진 비율 역시 10.0%에서 17.0%로 올라갔다. 당연히 체인지업은 13.4%에 불과해 자신의 지난 해 30경기 선발 등판 중 4번째로 적은 체인지업 구사 비율을 보였다.
지난 해 류현진과 맞대결에서 3안타를 기록한 프레디 프리먼, 2안타의 안드렐튼 시몬스( 이 둘만 류현진에게서 2안타 이상을 뽑아냈다) 두 타자는 1일 커쇼와 만나 삼진 3개를 당했다.
프리먼은 투스트라이크 이후 빠른 볼과 슬라이더에 헛스윙해 두 번 삼진을 당했고 시몬스는 슬라이더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경기와 상대에 따라 자신만의 볼배합과 투구스피드 조절로 더 바랄 것 없는 메이저리그 2년차를 보내고 있는 류현진이 애틀랜타전에서 선택할 무기는 과연 무엇일까.
한편 류현진의 선발 맞상대로는 좌완 마이크 마이너(4승 7패, 평균자책점 5.42)가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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