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MLB 사관학교? 웃을 수 없는 농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11 13: 02

한화는 메이저리거 사관 학교인가. 웃을 수 없는 농담이 또 현실이 됐다.
올해 한화에서 외국인 투수로 뛴 케일럽 클레이가 11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로부터 빅리그 콜업을 받고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됐다. 지난 6월 중순 한화에서 웨이버 공시되며 한국을 떠난 후 에인절스 산하 트리플A 솔트레이크 비스와 계약한지 두 달만의 반전.
물론 에인절스가 지난 10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연장 19회 혈전을 치르며 투수력이 소모된 영향도 없지 않았지만 어떤 과정으로든 빅리그에 콜업된 것이 의미 있다. 한화에서 퇴출된 후 트리플A에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쳤다. 클레이의 야구 인생에 있어 메이저리그 첫 콜업이다.

클레이 뿐만이 아니다. 한화가 자랑하는 한국인 빅리거 류현진(LA 다저스)을 비롯해 대나 이브랜드(뉴욕 메츠) 프랜시슬리 부에노(캔자스시티)도 현역 메이저리거로 활약 중이다. 여기에 클레이까지 한화 출신 선수가 4명으로 불었다. 단 1일만 등록됐지만 볼티모어 산하 훌리오 데폴라까지 포함하면 5명. 역대를 통틀어도 구대성을 포함해 호세 파라, 세드릭 바워스, 브래드 토마스, 션 헨 등이 있었다. 무려 10명으로 국내팀 중 최다 배출이다.
지난해 한화에서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좌완 이브랜드도 재계약에 실패한 뒤 뉴욕 메츠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뒤 6월부터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왔다. 지난 1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빅리그 복귀 첫 승을 올리는 등 23경기 1승1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86으로 불펜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후반기 한화에서 대체 외국인 투수로 잠깐 몸담았던 쿠바 출신 좌완 부에노도 재계약에 실패한 뒤 2012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캔자시스티에 소속돼 있다. 올해 18경기에서 홀드 4개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2.59의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한화 출신 메이저리거들이 속출하자 웃을 수 없는 농담이 나오고 있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지금 있는 앨버스도 메이저리그에 가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팀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간 선수들이 많다. 여기서 많이 배우고 가는가 보다"고 말했다. 한화 구단 안팎에서도 "메이저리그 산실이 됐다"며 "사람 앞을 알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빅리그 데뷔와 함께 지난해 14승에 이어 올해 13승을 거둔 류현진의 경우 특별 케이스이지만 한화에서 실패한 외국인 투수들이 줄줄이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건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어느 정도 기량을 갖춘 투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의 낯선 야구 스타일과 새로운 문화 적응 실패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브랜드의 경우에는 수비 도움을 못 받았고, 클레이는 공인구와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실패했다.
한화는 최근 몇 년째 외국인 투수 농사가 재미를 못 봤다. 메이저리그 사관학교라는 수식어는 그럴 듯하지만 한화로서는 속 쓰린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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