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블라치 인천AG 명단포함...농구협회 대응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8.15 11: 34

필리핀 농구협회가 미국프로농구출신(NBA) 귀화선수 안드레이 블라치(27, 211cm)를 인천 아시안게임에 뛰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 언론 ‘GMA 뉴스’의 13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농구협회는 스페인 농구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최종멤버 12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귀화선수로 마커스 다우잇이 빠지고 안드레이 블라치가 최종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모든 국가는 지난 14일까지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LOC)에 전종목 참가선수를 최종결정해 통보했다. 만약 블라치가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면 우승을 노리는 한국대표팀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블라치는 지난 시즌 브루클린 네츠에서 주로 식스맨으로 뛰며 11.2점, 5.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아시아 최고센터로 불리는 이란의 하메드 하다디보다 한차원 수준 높은 선수다. 

다만 블라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출전선수 자격을 모두 갖추지 못하고 있다. OCA 규정에 따르면 1. 국적을 바꾼 선수는 귀화 후 해당국에서 3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2. 해당국에 영구 거주지가 있어야 한다. 3. 국적을 바꾸기 전 국가의 대표팀에서 뛴 경력이 없어야 한다. 위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국가대표로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갈 수 있다.
블라치 사태를 감지한 대한농구협회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농구협회는 지난 13일 대한체육회에 공문을 보내 아시아 각국 귀화선수들의 출전자격 제한을 요청했다. 또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귀화선수 명단을 뽑아 14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농구연맹(FIBA)이 주관하는 스페인 농구월드컵과 달리 인천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규정을 따른다. 또 선수자격에 대한 심사권한은 전적으로 개최국 조직위원회(LOC)가 갖고 있다. 따라서 각국에서 최종명단을 제출했더라도 심사 후 선수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칼자루는 한국이 쥐고 있는 것이다. 
문성은 대한농구협회 국장은 “블라치를 포함한 귀화혼혈 선수들 명단을 정리해서 대한체육회와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에 보냈다. 또 조직위에 각국별 선수명단을 요청했다. 설령 최종명단에 선수가 포함됐더라도 OCA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협조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언론에서도 블라치의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비싼 돈 주고 데려온 선수이니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심보인 셈이다.
정작 문제는 대만의 퀸시 데이비스다. 그는 지난해 대만국적을 취득해 원칙적으로 아시안게임 출전자격이 없다. 하지만 대만에서는 ‘데이비스가 2011년부터 대만에 거주했으므로 자격이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귀화시기보다 거주기간이 중요하다는 것. 실제로 한국을 방문한 대만대표팀 감독도 데이비스가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다고 했다.
만약 이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논란이 커진다. 2007년부터 KBL에서 활약해 온 애런 헤인즈(33)도 예정대로 귀화를 했더라면 태극마크를 달고 인천 아시안게임에 뛸 수 있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문태종을 귀화선수로 최종 낙점하고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NBA출신 센터 로렌 우즈(36, 218cm)는 지난 2011년 레바논으로 귀화했다. 그는 귀화 후 3년이 지났으므로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농구협회의 이의신청으로 모든 귀화선수가 걸러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 각국의 귀화선수들이 출전한다면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대표팀에 심각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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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이 블라치 /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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