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마르바이크 협상 결렬 이유...돈과 거주 문제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8.17 14: 14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62) 감독은 결국 한국축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오전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당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여러 후보 중 3명의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 그 중에서도 판 마르바이크 감독을 최우선 협상 대상자로 꼽고 계약 협상에 들어갔다. 이용수 위원장이 직접 유럽으로 건너가 긍정적인 반응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협상 결렬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렬에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세금 등을 포함한 돈 문제 그리고 한국에 거주하는 문제가 컸다. 판 마르바이크는 지난 12일 네덜란드 언론 ‘메트로’와 인터뷰에서 “10명의 한국선수가 유럽에 있다. 내가 꼭 한국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적절한 합의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한국대표팀을 맡더라도 한국에 계속 상주하지 않겠다는 것.
이는 대한축구협회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축구대표팀 감독은 유럽파만 봐서는 안 된다. K리그 등 여러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직접 보고 두루 챙겨야 한다. 아울러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등을 관리해야 하는 등 국내에 상주하면서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유럽에 거주하며 한국 선수들을 지도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다.
홍명보 전 감독 역시 국내서 상주하며 안톤 두 샤트니에 코치를 통해 해외파의 보고를 받았다. 홍 감독은 해외전지훈련 또는 박지성과 박주영 등 핵심전력들의 대표팀 복귀의사 등을 타진할 때만 잠시 해외로 출장을 갔었다. 한국대표팀 감독직을 맡아봤던 핌 베어벡 역시 판 마르바이크의 발언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조언을 해준바 있다.  
한국대표팀을 맡고 싶다는 판 마르바이크와 계약이 늦어진 현실적인 문제는 돈으로 보인다. 특히 세금문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외국감독에게 많은 금액을 줄 수 없는 입장이다. 또 지급하는 돈으로 감독연봉은 물론 코칭스태프 등 식구들의 몫까지 모두 챙길 수 있어야만 영입이 가능하다. 아무리 세계적 명장이라도 원하는 금액에서 큰 차이가 있으면 영입은 할 수 없다.
이제 대한축구협회는 차순위 감독을 대상으로 원점에서 다시 접촉하고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18일 오전 판 마르바이크 감독 계약결렬에 대한 세부사항을 언론에 브리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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