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S' 오승환,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무섭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8.18 09: 03

'돌부처' 오승환(32,한신)이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오승환은 17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전에 5-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오승환은 시즌 30세이브 고지를 밟았고, 평균자책점도 1.75로 낮췄다.
한미일 프로야구는 분명 수준차가 존재한다. 그렇지만 그 수준차를 정확하게 측정할 방법은 없다. 상위리그로 진출한 선수의 성적을 비교해서 미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한국에서 활약한 9년 동안 마무리투수로만 활약한 오승환은 한국에서 마무리투수로는 이룰 수 있는 모든 걸 이뤘다. 더 이상 발전할 게 없다고 여겨졌던 오승환, 그렇지만 일본에서 오승환은 한국에서보다 더 단단하다.

오승환의 현재 일본 프로야구에서 성적은 45경기 1승 2패 30세이브 46⅓이닝 평균자책점 1.75다.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를 질주하고 있고, 블론세이브는 4차례 기록 중이다. 세부성적을 본다면, 피안타율은 1할9푼8리, 피출루율 2할4푼, 피장타율 2할9푼7리로 피OPS는 5할3푼7리다. 게다가 피안타율은 득점권에서 1할6푼1리, 팀이 앞서고 있을 때는 1할4푼3리까지 떨어진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은 0.93으로 1이닝 당 평균 한 명도 1루에 내보내지 않고 있으며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도 1.80으로 자신의 평균자책점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즉 오승환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건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기량 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LOB%(잔루처리율)은 77.89%로 주자는 내보내지만 좀처럼 득점을 허용하지 않는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본다면 오승환은 상위리그로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1.74)과 올해(1.75)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작년 오승환은 51⅔이닝을 던졌고, 올해는 시즌이 진행중인 가운데 46⅓이닝을 던졌다.
트레이드 마크인 탈삼진 능력도 일본으로 건너가서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오승환의 한국 프로야구 통산 9이닝당 탈삼진은 11개, 작년에는 9.4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 오승환은 9이닝당 11.9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오승환이 일본으로 건너갈 때 가장 우려를 낳았던 부분은 일본 타자들의 커트 능력이었다. 정교한 일본타자들이 즐비한 일본에서 오승환은 삼진을 빼앗기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그렇지만 오승환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삼진을 뽑아내고 있다. 게다가 볼넷 허용도 줄어들었다. 오승환의 한국프로야구 통산 9이닝 당 볼넷 허용은 2.1개, 그렇지만 올해 일본에서는 1.8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작년 오승환이 해외진출을 선언했을 때 일본보다는 오히려 메이저리그가 더욱 잘 맞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일본야구의 현미경 분석이 발동하면 천하의 오승환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게 근거였다. 그렇지만 오승환은 일본에서도 돌직구를 앞세워 진출 첫 해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류현진을 봐도 그렇지만, 정말 잘하는 선수는 상위리그에 진출해도 통한다는 걸 오승환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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