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스트라이크존에 얼마나 피해봤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19 06: 13

'추존'은 어느 정도였는가.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32)는 대형 FA 계약 첫 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발목 부상, 심리적 부담과 함께 가장 크게 거론되는 게 스트라이크존이다. 미국 현지 중계진에서도 이른바 '추존'이라고 부를 만큼 태평양 스트라이크존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추신수에게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 바로 루킹 삼진인데 이 역시도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이 흔들리고 있는 영향이 크다. 추신수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과 제스처로 구심에게 항의하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 같은 '추존'은 데이터상으로도 잘 나타난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2007년부터 'Pitch f/x'라는 투구추적 시스템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투수가 던진 공의 구종과 움직임 그리고 구속과 위치를 세세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투수가 던진 공의 로케이션도 파악할 수 있는데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도 알 수 있다.
'Pitch f/x' 자료를 가공하고 분석하는 'baseballsavant.com'에 따르면 19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추신수는 Pitch f/x상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스트라이크가 181개 있었다. 이는 맷 카펜터(230개·세인트루이스) 브렛 가드너(204개·뉴욕 양키스)에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중 3위에 해당한다.
코스를 세세하게 나눠보면 바깥쪽 높은 공이 96개로 가장 많았다. 이른바 '추존'이라고 불리는 코스다. 바깥쪽 높게 빠져서 볼이라고 생각하는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나자 추신수의 선구안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공이 한두 개 빠진 게 아니라 크게 벗어난 것도 스트라이크로 콜이 나오니 속수무책. 투스트라이크 이후 이 코스로 인해 당한 루킹 삼진이 14개나 된다.
이처럼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스트라이크 판정 이후 추신수의 타석 성적은 어떠할까. 총 181타석에서 그의 성적은 164타수 18안타 타율 1할1푼 2홈런에 불과하다. 볼넷 14개와 몸에 맞는 볼 2개 그리고 희생플라이가 1개 있었을 뿐 삼진만 무려 82개를 당해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시즌 전체 삼진이 127개로 전체 11위인데 지금 삼진 페이스라면 개인 한 시즌 최다 151개를 넘어 약 166개가 유력하다.
특히 삼진 82개 중 49개가 루킹 삼진이라는 점에서 추신수가 얼마나 심판들에 의해 피해를 보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삼진 82개 중 31개는 투스크라이크 이후 나온 것으로 루킹 삼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 부문에서 크리스 데이비스(24개·볼티모어)를 넘어 압도적인 1위다.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 시절에도 추신수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스트라이크가 195개로 6위였으며 투스트라이크 이후 이 판정으로 인한 루킹 삼진도 22개로 공동 6위였다. 그럼에도 리그 정상급 성적을 올렸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큰 피해가 찾아오자 수렁에 빠져든 모습이다.
waw@osen.co.kr
baseballsavant.com.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