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지연? 류현진, 추신수 교훈 되새겨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19 13: 07

엉덩이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류현진(27, LA 다저스)의 복귀 시점이 생각보다는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급할 필요는 없다. 추신수(32, 텍사스)의 사례가 좋은 교훈이다. 완벽한 상태를 찾은 뒤 복귀해야 자신에게도, 팀에도 도움이 된다.
류현진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투구 도중 엉덩이 부위에 통증을 호소한 뒤 곧바로 교체됐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엉덩이 근육 염좌로 판명됐고 결국 올 시즌 두 번째 DL에 올랐다. 후반기 페이스가 한창 좋던 시점이라 아쉬움은 더 컸다.
스스로는 상태가 호전되고 있으며 큰 부상은 아니라는 뜻을 밝히고 있다. DL 등재는 구단의 뜻이라는 점도 명확해졌다. 위험부담을 안고 가지 않으려는 다저스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예상보다는 복귀 시점이 늦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 캘리포니아 로마린다대학의 스포츠 전문의 하산 사이에드는 17일 한 방송에 출연, 부상자 명단에 오른 다저스 선수들의 상태를 설명하면서 “류현진의 경우는 4~6주 정도가 지나야 복귀가 가능하다”라는 소견을 내놓아 관심을 모았다.

사이에드 박사가 류현진의 주치의는 아니다. 정확한 사정을 알고 있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선수 스스로의 이야기가 가장 정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잠재적인 위협을 가지고 있다는 소견으로는 해석할 수 있다. 돈 매팅리 감독의 이야기처럼 흔히 볼 수 있는 부상은 아닌 만큼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는 있다. 스스로의 예상보다 통증의 호전 속도가 더딜 가능성도 존재한다. 보수적으로 생각했을 때 복귀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정규시즌 막판에야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규정이닝 소화도 어려울 공산이 크다. 책임감이 강한 류현진으로서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 몸이 우선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추신수의 경우는 발목 부상을 당하고도 장기 계약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경기에 나섰다가 상태가 악화됐다. 타격은 물론 지금은 수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과적으로 추신수나 텍사스나 모두 손해를 본 셈이 됐다.
팀 사정도 그리 급하지 않다. 다저스는 최근 3연패를 당하며 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와의 승차가 3.5경기로 좁혀졌다. 부상자들이 많아 앞으로의 레이스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좋은 선발 투수들을 가지고 있고 전력에서도 지구 최강이다. 남은 일정도 상대전적이 좋은 지구 팀들과의 맞대결이 많으며 다저스 전력을 뛰어넘는 강호들과의 대진은 많지 않다. 지구 선두 수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어차피 포스트시즌을 바라보고 있는 다저스라면 류현진을 무리해서 쓸 필요는 없다. 류현진도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류현진은 지난해부터 몸에 이상을 느꼈을 때 솔직하게 코칭스태프에 이야기하고 등판에 양해를 구하는 영리한 행보를 보였다. 올해도,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아쉬움은 잠깐이지만 그 후유증은 잠깐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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