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LG, 넥센 악몽에 이별을 고하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8.20 05: 59

LG 트윈스가 올 시즌 운명이 걸린 12경기의 시작을 승리로 끊었다. LG는 19일 목동 넥센전에서 7-5로 역전승, 경기 초반 4점차로 끌려가던 것을 극복했다. 이로써 LG는 5위로 순위가 상승했고, 4위 두산과 0.5경기 차이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여러모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승리였다. 무엇보다 이날 승리로 LG는 양상문 감독 부임 후 넥센과 상대전적 4승 3패를 기록했다. 2011시즌부터 넥센만 만나면 유난히 경기가 꼬였고, 매 시즌 넥센전 열세에 놓였으나 마침내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이날 LG는 14연승을 질주하던 넥센의 에이스 선발투수 밴헤켄에게 6점을 뽑아내며 밴헤켄 악몽서도 탈출했다.  
경기 내용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었다. 1회말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고, 이후 수비 실책으로 실점할 때까지는 이전까지의 목동 넥센전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3회초 정성훈과 박용택의 투런포 두 방으로 응수, 단숨에 동점을 만들며 장타에는 장타로 답했다. LG 역시 잠실구장 밖에서는 큰 것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작은 부분서도 LG가 앞섰다. LG는 경기 후반 넥센의 추격을 세밀함으로 저지했다. 최경철은 6회말 이성열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미트를 땅바닥에 쳤다. 유원상에게 떨어지는 유인구를 주문하는 듯했다. 그러나 실상은 패스트볼이었고, 이성열은 이에 꼼짝없이 당하며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내줬다.
승부처가 됐던 8회말 무사 2루도 그랬다. 투수 이동현과 최경철은 타석에 들어선 김민성이 작전에 의한 진루타를 노리는 것을 일찍이 파악했다. 때문에 배트가 투구에 스치지도 못하도록 초구와 2구를 그라운드에 박히는 포크볼로 가져갔다. 당황한 김민성은 번트를 포기했고, 3구에선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를 하다가 높은 패스트볼에 크게 헛스윙했다, 결국 김민성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최경철은 이동현의 원바운드 슬라이더를 블로킹한 후 2루 주자 김하성의 3루 도루를 저지, 넥센의 추격을 완전히 꺾어버렸다.     
선발라인업도 적중했다. 비록 목동에서 에러가 많은 유격수 오지환의 고전은 이어졌으나, 2루수이자 2번 타자로 기용한 박경수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좌투수에 강하고, 특히 밴헤켄에 밀리지 않았던 박경수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스나이더는 중견수로서 이번에도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며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LG는 이날 경기 포함, 2011시즌부터 목동구장서 치른 34경기 중 12경기만 승리했다. 그만큼 LG에 있어 목동 넥센전은 악몽 그 자체였다. 투수들은 목동에서 넥센 거포들의 홈런을 지나치게 의식했고, 야수들은 시시각각 상태가 변하는 목동구장 인조잔디에 적응하지 못하고 에러를 범했다. 좋은 기억이라곤 지난해 8월 20일 목동 넥센전 승리로 1위에 자리한 것 뿐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사령탑에 오르며 “이전까지는 넥센과 만나면 경기가 안 풀리는 경향이 있었다.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에 임하도록 주문하고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하며 반전을 예고했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이날 경기 6회말 2사 3루서 상대가 대타 유한준 카드를 쓰자 양 감독은 직접 선수들을 안정시켰다. 마운드 위로 올라와 투수와 야수들을 불러 모았다.
경기 후 당시 상황에 대해 양 감독은 “경철이에게 승부가 어렵게 되면 유한준을 걸러도 된다고 말했다. 원상이에게는 힘 들이지 말고 편하게 던지라고 전했고, 내야수들에겐 2사 후니까 침착하게 수비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유원상은 유한준을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LG는 지난 넥센과 3연전서 위닝시리즈, 이번 2연전 첫 경기도 승리하며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이는 분명 올 시즌 넥센과 남은 4경기서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LG가 넥센 악몽에 이별을 고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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