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의 신' 양학선, "北 리세광과 맞대결? 큰 부담 없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8.20 17: 44

"리세광과 맞대결, 큰 부담 없다."
'도마의 신' 양학선(22, 한국체대)은 침착했다. 20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D-30 국가대표 임원·선수 기자회견 및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양학선은 기계체조 국가대표로서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기계체조 역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양학선은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의심의 여지 없는 도마 종목 우승 1순위로 손꼽힌다.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 '양학선'(이하 양1)에 이어 신기술 양2를 준비하고 있는 양학선은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도마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메달을 노리고 있다.

양학선은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전과 다르게 체조에서 도마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시상대에 많이 올라가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며 "단체에서도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주영삼 기계체조 대표팀 감독 역시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의 멋진 경기로서 체조 강국으로 한 걸음 나아가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년 간 아시안게임을 위해 많이 준비했다. 모든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갖추고 있고 언제든 최선의 경기력을 펼칠 준비가 되어있다. 많이 응원해달라"며 국민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화제의 중심은 신기술 양2다. 그러나 양학선은 "양2 성공률은 50% 이하다. 몸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 훈련에 참가하는 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현재는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겸손함 뒤에는 '도마의 신'다운 자신감이 있었다. "기술 자체는 몸만 올라오면 충분히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 많이 끌어올리고 있는 도중이다"고 덧붙인 양학선의 미소는 여유로웠다.
한편 이번 대회에 북한 선수단의 참가가 확정되면서 양학선과 리세광(29, 북한)의 대결도 흥미를 끌고 있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 남자 도마 금메달치스트인 리세광은 지난해인 2013년 국제체조연맹 기계체조 도전컵경기대회서 도마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6.4의 '리세광(뒤로 몸굽혀 2바퀴 공중돌며 1바퀴 비틀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도마 종목을 둘러싼 남북 '도마의 신'의 맞대결인 셈이다.
하지만 체조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양학선의 우세를 점친다. 나이는 물론 기술의 순도에서도 양학선이 앞선다는 것이다. 주영삼 감독도 "도마 금메달은 사실상 양학선의 몫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당사자인 양학선은 담담했다. "리세광이 출전한다고 해서 기가 죽거나 하는 것은 없다. 어차피 체조는 다른 사람 신경쓰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리세광의 출전에 부담이 크거나 하지는 않다"며 자기 자신과의 경쟁을 강조했다. '정상'에 선 선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여유가 느껴지는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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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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