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선배 이병규 품에서 흘린 눈물 한 방울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8.23 18: 01

등번호 2번. 롯데 자이언츠 조성환의 은퇴식이 열린 23일 사직구장은 조성환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등번호 2번을 등에, 혹은 가슴에 달고 영원한 캡틴의 떠나는 길을 축복했다.
지난 6월 선수은퇴를 공식 선언했던 조성환은 8월 23일 사직 LG전에 은퇴식을 거행한다. 구단은 은퇴경기를 열겠다고 했지만, 조성환은 후배들을 위해 은퇴식만 조촐하게 치르는 걸로 대신하기로 했다.
롯데 구단은 떠나는 조성환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등번호 2번. 이날 경기에 롯데 선수들은 모두 등번호 2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한다. 마치 2년 전 이종범(현 한화 코치)이 은퇴식을 할 때에 KIA 선수들이 7번을 달고 뛰었던 것처럼 말이다.

선수들 뿐만이 아니다. 롯데는 이날을 맞춰 'THANK YOU & GOOD BYE CAPTAIN 2'라고 가슴에 새겨진 티셔츠를 여러 개 준비했다. 그리고는 취재를 온 기자와 방송 스태프, 관계자들에게 모두 나눠줬다. 하루만 모두 한 마음으로 조성환의 선수생활 마지막 날을 기념하자는 뜻이었다.
심지어는 상대 감독인 LG 양상문 감독도 이 티셔츠를 입었다. 경기에 앞서 양 감독은 조성환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는데, 이때 '2번'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다. 그리고 이병규는 조성환에게 액자를 전해주며 포옹을 했는데,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조성환은 선배의 품에서 살짝 눈물을 보였다.
사실 경기 전 이미 조성환과 이병규는 짧지만 굵은 대화를 나눴다. 이병규는 조성환을 향해 "나도 안 가는데 왜 너가 먼저 가냐"고 말했고, 조성환은 "형은 작년에도 그렇게 잘 했으니까 4년은 더 있어야 은퇴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병규는 그저 웃으며 "난 은퇴식 안 할거야"라고만 말할 뿐이었다.
조성환의 은퇴식은 경기 종료 후 공식적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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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 조성환 / 부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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