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버킷 열풍, 긍정적 효과일까 vs 논란의 대상일까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8.24 10: 37

지난 한 주 연예계는 온통 '아이스버킷챌린지' 열풍이었다. 너도나도 얼음물을 뒤집어쓰면서 캠페인에 동참했고, 관련 기사도 쏟아졌다. 공백기를 보내고 있는 스타들을 소환하거나 그들의 인맥지도가 공개되는 것은(물론 다음 주자를 인맥으로만 지목하는 것은 아니다) 부가적인 재미로 따라왔다. 대부분 이 특별한 기부쇼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홍보성 이용 등으로 인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연예계에 유행처럼 번진 아이스버킷챌린지는 긍정적인 효과일까? 논란의 대상일까?
아이스버킷챌린지는 미국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협회에서 루게릭병의 치료법을 개발하고 환자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캠페인으로, 이벤트 동참에 지목을 받은 사람은 지목 받은 후 24시간 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를 기부하면 된다.

국내에서는 가수 션을 시작으로 배우 조인성의 아이스버킷챌린지 영상이 공개되면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좋은 취지인 만큼 수많은 연예인들과 운동선수 등이 캠페인에 동참했고, 연일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할 정도로 큰 이슈거리가 됐다.
이렇다보니 '이 캠페인을 홍보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이냐'는 논란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스타들의 기획사에서 소속 연예인의 캠페인 동참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자 배우 이켠은 21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유행처럼 아이스버킷 동영상이 올라온다. 그 마음은 인정하지만 루게릭병에 관해서 알고 하는 건가? 차가운 얼음물이 닿을 때처럼 근육이 수축되는 고통을 묘사한건데 다들 너무 재미삼아 즐기는 것 같다"라는 글을 게재했다가 삭제했다. 아이스버킷챌린지가 캠페인의 본질은 사라지고 단순한 이벤트로 퍼질 것을 우려해 일침을 가한 것.
실제로 몇몇 스타들은 좋은 일에 참여하려고 캠페인에 동참했다가 홍보성이라는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영상을 공개하면서 진행 중인 방송 프로그램(혹은 발매될 앨범, 개봉을 앞둔 영화)에 대한 언급으로 오해를 산 것. 실제로 아이스버킷챌린지 동참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보내면서 해당 스타의 연예활동에 대해 덧붙이는 홍보성 멘트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캠페인을 통해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입장에서 이번 사건(?)은 꽤 긍정적인 면을 갖고 있다. 사실 스타들이 직접 얼음물을 뒤집어쓰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오랜 공백기를 갖고 있는 배우 원빈과 고현정, 박신양 등의 근황을 볼 수 있는 반가운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아이스버킷챌린지 자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물론 단순히 재미로 치부될 수 있는 캠페인은 아니지만 이를 계기로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또 많은 스타들이 얼음물 샤워를 하는 것과 함께 기부에도 참여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지드래곤은 지난 18일 그의 27세 생일을 맞아 승일희망재단에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 기금으로 8180만원을 기부했으며, 가수 비도 루게릭병 치료 신약 개벌을 위한 연구에 1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루게릭병 투병 중인 소속사 대표이자 그를 데뷔시켜준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회장을 위한 것이었다. 배우 정우성과 유아인도 촬영 일정 등으로 얼음물 샤워에 동참하지 못하는 대신 기부를 선택했다. 또 많은 스타들이 도전 쇼와 기부를 동반해 펼치고 있다. 즐겁게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루게릭병에 대한 환기, 환자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된 몇몇 참가자들 때문에 진심을 다한 다른 이들의 진정성까지 오해, 논란으로 보기에는 아쉬운 현상임은 틀림없다.
seon@osen.co.kr
유튜브 캡처, 고현정 소속사 페이스북, 지드래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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