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귀환' 이동국-차두리, 태극마크의 무게감 되살린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8.25 10: 51

이동국(35, 전북)과 차두리(34, 서울)가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았다.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 다시 한 번 그 무게를 짊어지게 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가 내달 5일과 8일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25일 발표했다. 이번 25인 엔트리에는 14명의 해외파와 함께 이동국(전북)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1년 2개월만에 대표팀에 재발탁된 이동국(A매치 99경기 출전)은 센추리 클럽(100경기 출전) 가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 이동국의 선발 여부가 화제로 떠오른 적이 있다. 당시에도 센추리 클럽 가입까지 A매치 1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던 이동국은 오랜 경험과 K리그에서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어, 충분히 공격수로 선발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명단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된 이는 박주영이었고, 이동국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그렇게 흘려보냈다. 센추리 클럽 달성 기회도 자연히 뒤로 미뤄졌다. 언제 가입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동국은 담담하게 후배들을 격려했다. 욕심은 내려놓은지 오래였다. 대신 살아있는 K리그의 역사인 이동국은 매 경기 전설을 써내려가며 자신의 가치를 소리없이 증명했고, 센추리 클럽 달성의 기회를 잡았다.
차두리(서울)도 2014 브라질월드컵 승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최종명단 발탁 때 제외된 인물이다. '차미네이터'라는 별명답게 왕성한 체력과 폭발적인 돌파 능력 등으로 소속팀 서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차두리는 월드컵 경험도 풍부해 대표팀의 오른쪽 풀백 백업자원으로 브라질에 갈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승선은 불발됐고, 차두리는 이동국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었던 브라질에 대한 아쉬움을 '쿨'하게 털어냈다. 후배들을 격려하며 선전을 기원했고, 대신 해설위원으로 브라질을 찾아 선수들을 지켜봤다. 월드컵이 끝난 후 소속팀으로 복귀해 서울에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차두리는 이번 평가전 대표팀 발탁으로 2년 10개월 만에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동국과 차두리, 두 명의 올드보이가 이번 평가전에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기 전에 치르는 평가전이지만, 자신들의 축구인생을 돌이키기에는 충분하다. 특히 '태극마크'의 감동을 여전히 몸으로 느끼고 있는 세대의 그들이기에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두 올드보이의 대표팀 복귀는 그동안 잊혀졌던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되살릴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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