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한 아우가 나왔다. 흔히들 속편이 전작보다 못할 때 '형보다 나은 아우가 없다'며 '속편은 망한다'는 속설을 내세우지만 그 속살을 공개한 영화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는 전작을 잊게 할 만큼, 전작과는 다른 매력으로 무장했다.
지난 25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타짜2'는 전작이었던 최동훈 감독의 '타짜'에서 벗어나, 강형철 감독 특유의 유쾌함이 잘 버무려진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내며 눈길을 끌었다.
'타짜2'는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고니(조승우 분)의 조카 대길(최승현 분)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시작을 한다. 삼촌 고니를 닮아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승부욕을 보이던 대길은 고향을 떠나 서울 강남의 하우스에서 타짜로 화려하게 데뷔한다.
하지만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후 우연히 고니의 파트너였던 고광렬(유해진 분)을 만나고 그와 함께 전국을 유랑하던 대길은 절대 악의 사채업자 장동식(곽도원 분)은 물론, 전설의 타짜 아귀(김윤석 분)까지 만나며 목숨 줄이 오가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전작인 '타짜'가 고니를 중심으로 화투판에서 벌어지는 복수극을 주로 다뤘다면 이번 '타짜2'는 좀 더 버라이어티한 이야기에 그 포커스를 맞췄다. 대길이 서울로 올라와 타짜가 되고, 모든 것을 잃고 스승을 만나 다시금 진정한 타짜의 기술을 알게 되고, 또 한 번 마지막 승부를 벌이는 이 기본 서사구조에서 '타짜2'는 대길 뿐만 아니라 그의 첫사랑 미나(신세경 분), 절대 악 장동식(곽도원 분), 호구의 꽃 우사장(이하늬 분), 심지어는 타짜계의 전설 아귀(김윤석 분) 등 다양한 인물들이 물고 물리는 관계를 설정하며 재미를 더한다.
전작보다 훨씬 많고 다양해진 캐릭터가 자칫 극의 몰입도를 방해할 뻔 했지만 이는 강형철 감독의 연출력으로 무마됐다. 영화 '과속스캔들', '써니' 등의 작품을 통해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 연출력을 선보였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각각의 인물을 도드라지게 만들면서도 이들이 조화롭게 융화될 수 있도록 했다.
전작보다 한층 유쾌해진 것도 '타짜2'가 '타짜1'의 그늘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유 중 하나다. '타짜1'이 화투판의 어두움 속에서 웃음을 줬다면 '타짜2'는 그것보다 한층 밝은 느낌이다. 여전히 화투판의 세계는 음습한 욕망으로 가득하지만 곳곳에 위치한 유머코드는 이 더러운 세계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도 각자가 맡은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며 안정된 연기력으로 볼거리를 선사하고 '타짜1'에 등장했던 고광렬과 아귀는 전작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새로운 '타짜2'에 대한 흥미를 더한다.
다만, 고스톱을 잘 알지 못한다면 미리 고스톱 용어를 공부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생소한 용어들은 배우들의 대사 전달력을 떨어뜨려 이해도를 낮추는 것. 하지만 용어를 알지 못해도 화려한 화투의 기술들은 시선을 사로잡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추석 시즌 관객들을 찾아갈 '타짜2'가 얼마만큼의 반응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타짜2'는 오는 9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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