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없는 버라이어티, 말발 살린 토크쇼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8.28 10: 01

JTBC 예능의 기세가 돋보이는 요즘이다. 이슈나 시청률 면에서 지상파를 누르고 치열한 심야시간대에서 주도권을 잡으며 자신들만의 '예능타임존(ZONE)'을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유자식 상팔자', '썰전', '마녀사냥', '히든싱어' 등 이미 고정 시청층을 보유한 브랜드들을 더불어 신작 예능들이 힘을 싣고 있는 상황. 신설 예능들인 '비정상회담'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살펴보면 인기 요인이 되는 '다름'을 알 수 있다.
토요일 오후 방송되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게임 없는 야외 버라이어티다. 이 말은 출연진이 굳이 한데 모여 뭔가를 같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기존 인기 야외 버라이어티의 큰 인기 지분에는 게임이 있었고, 멤버들이 게임을 하는 데 열을 올리는 장면이 많았다. 이후 SBS '정글의 법칙', MBC '일밤-진짜 사나이' 같은 프로그램은 정글와 군대라는 낯선 공간에서 게임 대신 체험에 주력하지만, 공동 생활로 한 데 모여있는 그림이 잦다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한 발짝 진짜 체험에 더 가깝다. 학생들 속에 던져진(?) 출연자 캐릭터의 각개전투다.
그럼으로써 기존 야외 버라이어티의 왁자지껄한 분위기 대신, 아무래도 학교가 무대인만큼 차분함이 주를 이룬다. 더 나아가 다큐 분위기가 날 때도 있다. 그럼에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 예능적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은 그 새로움과 흔들림없는 방향성 때문. 새로운 캐릭터의 주기적인 투입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있는 것도 기존 예능에서는 잘 볼 수 없던 다른 모습이다.
월요일 오후 11시대를 잡은 '비정상회담' 역시 기본에 충실함으로써 빛을 본 프로그램이다. 말그대로 '토크'에 집중한 토크쇼. 억지 감동 주입, 숨겨졌던 진실 공개, 남의 사생활 폭로 같은 신변잡기가 없다. 여기에 톱 전문 MC나 휘황찬란한 게스트들 없이 '말'의 힘으로 시선잡기에 성공했다.
'비정상회담'의 11명 외국인 패널은 대중에게 전부 낯설었던 사람들. 각기 다른 연령, 국적, 직업, 가치관을 가진 이들은 말그대로 불꽃 튀는 토크전으로 전에 볼 수 없던 토크쇼의 그림을 만들어냈다. 이들의 다른 생각과 의견 대립은 이 프로그램의 진행에서 핵심적인 요소이다.
기존 예능프로그램에서의 토론 주제는 연애와 결혼이였다면 '비정상회담'은 결혼 전 동거 같은 식이다. '청년이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문제', '현실과 꿈 사이에서의 갈등'과 같이 한국인들에게도 다소 쉽지 않은 것들에서 의견의 마찰과 시각의 대립을 뽑아낸다. 그런 모습이 부담 없이 톡톡 튀는 재미와 함께 예능적으로 풀어지고 있기에 인기에 있는 듯 하다. 당초 외국인 토크쇼라는 점에서 비교선상에 올랐던 KBS 2TV '미녀들의 수다'보다 깊이가 있다.
방송인 김구라는 이런 '비정상회담'의 성공 요인으로 'MC가 하는 역할은 없음'을 꼽으며 "각자 모든 게스트들이 n분의 1의 지분을 가지고 자기 이야기를 했을 때 공감이 많이 되는 것 같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비정상회담'은 앞서 리서치 전문 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에게 요즘 가장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을 물은 결과 6위에 랭크되기도 한다. 1달 만에 11개의 순위를 뛰어넘은, 선호도 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빠른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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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다녀오겠습니다', '비정상회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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