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 어느 여배우의 화려한 변주곡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08.28 10: 18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여배우 이하늬의 무한 변신이 반갑다. 서울대 출신 미스코리아, 유복한 집안의 엄친딸, 톱스타 김태희와의 인연으로 데뷔부터 유명세를 탔던 그는 이젠 오롯이 '이하늬'란 이름 석 자만으로도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는 중이다.
오는 9월 3일 개봉하는 영화 '타짜-신의손'(이하 타짜2)에서 이하늬는 화투판에서 남심을 홀리는 이른바 '호구의 꽃' 우사장 역을 맡았다. 우사장은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은 젊은 과부로, 화투판에서 맹활약하며 남자들을 홀리고 버리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데뷔 후 출연한 영화중에선 가장 비중 있고 인상적인 캐릭터라 하겠다. 이하늬는 특유의 화려하고 섹시한 비주얼로 탐나는 포장을 완성하고 여우인 듯하면서도 은근히 백치이거나, 냉정한 배신까지도 서슴지 않는 다양한 내면을 연기했다. 이하늬표 우사장은 영화 속에서 대길(최승현 분)과 미나(신세경 분), 장동식(곽도원 분) 등 쟁쟁한 주인공들에 밀리지 않는 자리를 단단히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농염하다, 화려하다, 세련됐다는 등의 수식을 빼곤 사실상 설명이 어려운 것이 여배우 이하늬의 이미지이자 그를 향한 고정관념이었다. 지난 2006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당선된 데 이어 이듬해에는 미스 유니버스에서 전 세계 미녀들과 경쟁해 당당히 4위로 입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절대 미모를 입증한 이하늬는 비주얼 말고도 서울대 국악과 석사 출신의 학력과 좋은 가정환경 등 배우로서의 탤런트(재능)보단 부수적인 조건들로 더 큰 이슈를 모았다. 뚜렷한 연기 대표작이 보이질 않고 종종 패션 화보나 섹시 사진이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까닭에 배우라기 보단 연예인, 이슈메이커란 이미지도 입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리포터, 드라마, 뮤지컬,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끈질기게 목표를 갈망했고 어느덧 배우로서 입지를 견고히 하기에 이른다. 영화 '타짜2' 개봉과 함께 드라마 '모던파머' 여주인공까지 낙점돼 줄줄이 연기 활동을 이어가게 됐기 때문. 10월 중 방송될 SBS 미니시리즈 '모던파머'에서 그는 시골 마을의 최초이자 최연소 여자 이장인 강윤희 역을 연기한다. 드레스를 벗고 캐주얼한 차림으로 시골길을 누비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봄직 하다.
이보다 앞서 흥미로웠던 건 지금은 폐지된 MBC 예능 프로그램 '사남일녀'에 출현한 이하늬의 모습이었다. 도저히 시골집이나 소박한 옷차림과는 매치가 되질 않던 이하늬는 김구라 서장훈 김재원 등 독한 남자스타들 사이에서 억척스럽고 귀여운 홍일점으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허당 이미지는 덤이요, 털털한 일바지 복장에 의외의 예능감까지, 이제껏 알던 이하늬의 이미지를 깨부수는 데 일조했다. 
이토록 현란한 변주를 봤나. 이렇듯 예능에선 의외의 털털함과 유머를 보여주더니 영화 '타짜2'에선 자신의 장기와 무기를 녹인 '화투판의 꽃'으로 등장했다. 또 다가올 드라마 '모던파머'에선 시골마을 여자 이장으로까지 변신, 매번 다른 모습을 선보이게 된 셈이다. 이하늬의 신들린 변주곡은 멈출 줄 모른다. 또 굽이굽이 구절마다 변신의 연속이다. 천부적, 후천적으로 갖게 된 이미지를 기본으로 가져가되 줄기찬 반전을 시도하는 배우, 이하늬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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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2' 포스터, '사남일녀'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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