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 필승조’ 전유수, 책임감으로 버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8 13: 30

5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4.78. 그리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는 성적이다. 하지만 그 기록 안에 숨은 팀 공헌도는 그 어떤 불펜 투수 이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만큼 헌신적이기 때문이다. 전유수(28, SK)의 올 시즌이 그렇다. 이제 SK의 필승조 라인에서 가장 믿을 선수가 된 전유수가 책임감과 함께 남은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공동 7위에 처져 있는 SK의 마운드는 만신창이가 된 상황이다. 선발 요원으로는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둘 수 있는 윤희상이 일찌감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불펜에서는 박희수 박정배라는 필승조 자원들이 부상으로 빠져 나갔고 임시 마무리 로스 울프는 아들의 간병차 미국으로 가 아직까지 복귀 소식이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시즌 내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 새 외국인 투수를 뽑을 수도 없는 실정에서 SK의 시름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 불펜에도 보직 이동이 있었다. 윤길현이 마무리로 가고 전유수 진해수가 승리 상황을 지키는 셋업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전유수다. 이만수 SK 감독이 “사실상 유일한 필승조”라고 할 만큼 그나마 상태가 가장 좋은 선수로 손꼽힌다.

전유수의 시즌 초 보직은 추격조였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보직이었다.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지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는 2·3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점수차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던지고 던졌다. 그런 전유수는 필승조 라인의 붕괴에 맞춰 현재 핵심 필승조로 뛰고 있다. 어찌 보면 ‘승격’이라고 할 만하다.
전유수도 내심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뭉쳐있다. 전유수는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의 등판이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 나갈지 대충 계산이 서다 보니 워밍업 등 전반적인 과정은 편하다”라고 설명하면서 “사실 항상 필승조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이번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서 가능성을 보인다면 내년 포지션 경쟁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이미 올 시즌 52경기에서 64이닝을 던진 전유수다. 불펜 투수로서는 부하가 심했다. 하지만 전유수는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없다”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데뷔 이후 특별한 부상도, 체력적인 심한 저하도 없어 동료들로부터 놀랍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답다. 적절한 관리만 이뤄진다면 언제든지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전유수는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 “그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던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유수의 이런 목표 속에 SK 불펜의 사활도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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