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4강 싸움, 감독들 운명도 ‘서바이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8 14: 00

치열한 4강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입술이 바짝 마르는 이들은 한둘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한 갈증을 느낄 이들은 역시 각 팀의 사령탑들이다. 4강 싸움 결과는 자신의 입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4강에서 살아남는 팀이 딱 한 팀인 것처럼, 사령탑들의 운명도 서바이벌 게임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1위부터 3위까지는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내부에서의 순위 변화 가능성이 남아있을 뿐 삼성, 넥센, NC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매우 유력하다. 그러나 4위부터 9위까지는 자욱한 안개가 끼어 있다. 당초 4강권에서 경쟁하던 팀들이 치고 나가지 못하는 사이 하위권 팀들이 약진을 한 결과다. 8월에는 최하위 한화까지 놀라운 상승세를 타며 혼전 구도가 더 치열해졌다.
4위 LG부터 9위 한화까지의 승차는 5.5경기다. 산술적으로 이제는 누구나 4위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최하위 수모를 맛볼 수 있다.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탄 LG가 4위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지만 아직 남은 경기가 적지 않고 맞대결 일정이 많다는 점에서 안심은 이르다. 이런 상황에서 각 팀 사령탑들의 거취 여부도 적잖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감독도 있고 4강에서 탈락한다면 재신임 절차를 거쳐야 할 감독들도 적지 않다.

사실상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감독은 취임 이후 최하위권에 머물던 LG를 끌어올린 양상문 LG 감독뿐이다. 설사 4강에서 탈락한다고 하더라도 그간의 공과 올 시즌 중간 부임한 것을 고려하면 교체 확률은 희박하다. 하지만 나머지 팀들은 4강 탈락이 곧 후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계약이 끝나는 선동렬 KIA 감독, 이만수 SK 감독, 김응룡 한화 감독의 상황은 절박하다. 4강 탈락은 곧 계약 만료를 의미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몇몇 관계자들은 “설사 4강에 간다고 하더라도 다시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라며 이들의 불안한 입지를 예상하고 있다. 구단에서는 세 감독을 모두 시즌 끝까지 안고 간다는 생각이지만 4강 탈락에 대비한 시나리오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27일 현재 7~9위에 처져 있는 세 감독으로서는 남은 일정이 진정한 사활의 시험대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김시진 롯데 감독과 송일수 두산 감독의 입지가 불안한 것도 마찬가지다. 롯데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도 4위를 지키는 듯 했으나 후반기 들어 최악의 성적을 내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탈락은 김시진 감독의 입지에 결정타를 줄 공산이 있다. 최근 ‘포스트 김시진’을 대비하는 듯한 롯데 구단 측의 움직임이 간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취임 첫 해지만 외부의 비난 여론에 직면해 있다. 두산은 지난해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끈 김진욱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송 감독에게 지휘봉을 줬다. ‘우승을 하라’라는 무언의 의미였다. 그러나 두산의 성적은 현재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며 지난해보다도 나은 것이 없다. 1년 만의 교체는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있지만 명분을 잃은 두산 프런트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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