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과 과감함 사이’ 양상문의 4강 전략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9 06: 32

최하위권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온 LG가 2년 연속 가을잔치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추격자들이 있는 만큼 안심은 이르다. 벤치의 시즌 관리 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양상문 LG 감독의 시선은 안정과 과감함 사이의 그 어느 쯤에 있다.
전반기 막판부터 힘을 내기 시작한 LG는 후반기 들어 28일까지 15승12패(.556)를 기록하며 4위 자리를 탈환했다. 5위권에 2경기차로 쫓기고 있지만 4강 후보군 중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자랑한다. 강한 불펜을 바탕으로 이기는 경기에서 확실하게 승수를 쌓고 있고 타선도 자원들이 많다. 많은 전문가들이 LG를 대혼전 4강 판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는 이유다.
양상문 감독도 “부임 초반에 비하면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진 것이 달라진 것 같다. 이병규(9번)가 경기 막판 대타로 대기할 수 있고 대주자로는 김용의가 있다”라며 승부처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하지만 승부를 걸어야 할 부분이 있고 안정을 취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게 양 감독의 생각이다. 전자는 승부처에서의 투수 운영, 후자는 경기 내에서의 안정된 수비력이다.

LG는 강한 불펜을 자랑하고 있다. LG의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은 2.85로 리그에서 유일한 2점대 기록을 가지고 있다. 양 감독은 “우리도 불펜이 강한 팀을 상대로는 그런 생각을 하듯이 상대도 우리 불펜이 강해 경기 막판 답답한 생각을 할 때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이 불펜진을 얼마나 적재적소에 활용하느냐다. 양 감독도 상황에 따라서는 총력전으로 승부를 걸어볼 의사를 내비쳤다.
양 감독은 “무리수를 두고 싶지는 않다. 아시안게임 전까지는 선발 1+1 전략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도 “다른 형태로 간다면 중요한 경기에서는 5회 이전에 선발 강판이 있을 수는 있다. 그 차이 아니겠는가. 선발 투수들도 다 모아놓고 직접 그런 것을 이야기했다. 리오단도 예외는 아니다”고 했다. 불펜 투수들에 대해서도 “남은 경기에서 조금 힘들더라도 마음의 준비를 해달라고 부탁했다”라면서 승부를 걸 시점을 재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꼭 공격적인 승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공격보다는 수비 쪽에 좀 더 주안점을 맞추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하겠다는 뜻도 동시에 드러냈다. 양 감독은 “김용의나 황목치승을 2루수로 쓰면 안타 하나는 더 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경기에서는 안타보다 견실한 수비가 더 중요하다. 박경수를 쓰는 것도 셋 중에는 수비를 가장 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야 자원으로 임재철을 불러 올린 것도 마지막 2~3이닝에서 수비가 필요할 때 활용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어쨌든 양쪽 다 희생이 필요한 과정이다. 투수들은 자신의 생각과는 어긋나는 등판 및 강판 타이밍을 맞이할 수도 있다. 야수들도 상대적으로 공격에 소질이 있는 선수들이 출전 기회에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양 감독은 “개인의 이름보다는 팀 LG를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팀 정신을 강조했다. 다행히 LG 선수들도 역전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똘똘 뭉쳐있다. 기회를 잡은 LG가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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