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참' 주세혁, 마지막 AG 목표 '韓 탁구 위한 분전'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8.29 17: 16

"젊은 선수들이 경험과 자신감을 끌어 올리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그게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실질적인 목표다."
주세혁(34, 삼성생명)은 한국 남자 탁구의 마지막 스타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은메달과 혼합복식 동메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과 단식 동메달, 2012 런던 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주세혁을 비롯해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유승민(32, 현 대표팀 코치) 등의 뒤를 이을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주세혁은 선수로서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화려하게 수 놓을 준비를 하기에도 바쁘지만, 침체된 한국 탁구를 다시 끌어 올릴 방법이 없는지 고민을 하느라 분주하다.
29일부터 수원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주세혁은 "박지성(은퇴)처럼 1~2년 정도 팀에서 뛰다가 그만두는 것이 바람이었다. 하지만 아직 대표팀에 남아 있어 책임감이 강하게 생긴다"며 "걱정도 많다. 아시안게임 때문이 아니다. 최근 탁구의 침체된 분위기 때문이다. 내가 1등은 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세대와 우리 세대를 연결시켜줘야 할 것 같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각오를 밝혔다.

주세혁의 걱정은 단순하지 않고 깊었다. "축구와 비교하면 마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몰락처럼 될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고 밝힌 주세혁은 "올해에는 내가 우리 세대와 새로운 세대를 좀 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른 국가들이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탓에 몰락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 세대들의 태도와 자세 등 분위기라도 좀 이어주고, 젊은 선수들이 경험과 자신감을 끌어 올리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그게 인천 아시안게임의 실질적인 목표다"고 설명했다.
탁구가 침체된 데에는 확실한 스타가 없는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다. 세계 최강이라 불리던 중국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던 한국의 스타 플레이어는 이제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주세혁도 동감했다. 그는 "탁구계가 반성해야 할 것 같다. 지도자와 협회, 선수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특히 선수들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면서 "젊은 선수들이 더 어렸을 때 못한 것이 아니다. 아시아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등 상위권에 들던 선수가 5~6명이다. 그런데 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올라오지 못했다. 다들 반성을 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후배들에 대한 원망은 없었다. 애틋함과 애정이 섞인 감정이다. 주세혁은 "후배들 중 아무나 튀어서 올라오면 좋겠다. 그 선수가 중심이 되서 한국 탁구를 이끌면 좋겠다. 다들 능력이 있다. 단지 오래 지체되고 있을 뿐이다. 26세 이하의 선수들에게 바통을 넘기고 싶다"면서 "선배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단식의 경우 내가 5~6번 시드인 까닭에 8강에서 나보다 잘하는 선수를 만날 수밖에 없다. 내 기량이 많이 떨어졌지만, 일단 4강에 진입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 다음 메달을 따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전에 탁구 팬들과 후배들에게 내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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