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의 ML통신]다저스 선발 라인업 급변경은 푸이그 때문?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8.31 09: 58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 “오늘 핸리 라미레스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는데.”
“라인업에 있다. 오전에는 뛰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몸 푸는 것 보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아서 오늘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라인업에 넣어도 된다는 판단의 근거로)어떤 면을 봤다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지 전체적으로 다 봤다. 아무런 제약 없이 경기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라인 업에 넣었다.”
LA 다저스가 31일(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를 갖기 전 매팅리 감독과 현지 기자들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이다. 질문은 기자들이 했고 매팅리 감독이 대답했다.
경기를 두 시간 남짓 남겨 놓은 시점에 갖는 인터뷰에서 기자가 선발 라인업도 제대로 모르고 질문하는 경우는 없다. 이 보다 훨씬 전에 양팀의 선발 라인업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전에 발표된 선발 라인업에 라미레스의 이름은 없었다. 라미레스 대신 미구엘 로하스가 7번 타자 유격수로 나와 있었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이 인터뷰를 갖기 직전 라미레스가 필드에 모습을 나타냈다. 매팅리 감독, 스탠 콘티 트레이너가 지켜보는 가운데 웜업과 러닝까지 소화했다. 그런 다음 라미레스가 이날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라미레스는 30일 샌디에이고전 도중 좌측 서혜부를 다쳤다. 6회 중전안타를 치고 1루 베이스를 돌다 베이스 위에서 미끄러지면서 발생했다. 부상 당시 교체가 예상됐지만 8회 동점 홈런까지 날리는 활약을 보인 후 8회말 수비부터 미구엘 로하스에게 자신의 자리를 맡겼다.
이 때문에 이날 스타팅 라인업에 라미레스의 이름이 없어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뒤늦게 라미레스의 이름을 넣었고 로하스는 모처럼 잡은 선발 출장기회를 놓치고 다시 벤치에 앉게 됐다.
불법도 편법도 아니지만 어쨌든 보기 드문 일이 발생한 것은 아마 결장 하루 만에 이날 다시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와 관련이 있는 것도 같다.
푸이그는 전날 경기 선발에서 제외됐다. 매팅리 감독은 “푸이그가 실망스런 상황에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선발이었던 앤드류 캐쉬너와 상대전적에서 11타수 1안타로 약한 모습을 보인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푸이그의 최근 부진이었다. 푸이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18타석 무안타(볼넷은 6개)였다. 그리고 30일 경기 7회 대타로 나섰지만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8월 24경기에서 87타수 19안타로 타율 .218에 머물고 있다. 출루율(.306), 장타율(.241)을 봐도 기대하고 있는 푸이그의 모습은 아니다. 
라미레스가 제외돼 있던 31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는 푸이그가 2번 타자로 이름이 올라 있었다. 하지만 라미레스가 2번으로 들어오면서 푸이그는 5번으로 갔다. 푸이그가 올 시즌 5번 타순에 오른 것은 5번째이다. 
물론 중심타선인 (거기다 해결사 노릇을 해야 팀의 대량 득점 가능성이 더 많은)5번에 위치한 것이 강등이나 불신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매팅리 감독 입장으로선 전날 부상 복귀 후 12타수 1안타 부진을 끝내고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린 라미레스가 2번 타순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기 원하지 않았나 짐작해 볼 뿐이다. 물론 올 시즌으로 계약이 만료, 시즌이 가기 전에 존재감을 확인시켜야 하는 라미레스 역시 좀 아프다고 마냥 쉴만한 형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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