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비긴 어게인’·‘안녕, 헤이즐’ 추석 영화 복병되나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9.01 14: 49

지난여름은 ‘명량’의 것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넘기며 한국 영화 최다관객수를 동원한 이 영화는 약 한 달 가까이 박스오피스를 지배해 왔다. 여름방학 특수가 지나가고 이제 남은 것은 추석 시즌. 이번 추석에는 여느 때처럼 추석 시즌을 노린 영화들이 개봉하는가 하면, 예년 보다 조금 더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들을 반길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일명 아트버스터 영화(대중성을 갖춘 예술 영화)들의 기세가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13일 나란히 개봉한 영화 ‘안녕, 헤이즐’(조쉬 분 감독)과 ‘비긴 어게인’(존 카니 감독)이 그 주인공. 개봉 당시 각각 박스오피스 순위 4위와 8위로 시작한 이 영화들은 개봉한 지 이미 보름 이상 지났음에도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의외의 흥행을 보이고 있는 ‘비긴 어게인’의 활약이 기대된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싱어송라이터와 해고된 스타 음반프로듀서의 사랑을 그린 ‘비긴 어게인’은 음악 영화 ‘원스’ 존 카니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마룬5’ 애덤 리바인 등이 출연했다.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8위에 랭크됐던 이 영화는 개봉 19일 만에 80만 관객 돌파하며 다양성 영화계의 신기록을 썼고 박스오피스 순위가 조금씩 상승해 지금은 4위에 올라 있다.

‘비긴 어게인’의 흥행은 연인과 젊은 층의 관객들은 물론 가족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희망의 메시지가 가족 관객들로까지 관객층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또한 음악의 힘도 크다. 이 영화의 OST는 국내 주요 음원차트 1위부터 10위까지 모조리 석권하며 ‘원스’ 못지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때문에 ‘비긴 어게인’은 이번 추석에도 흥행몰이를 하며 박스오피스의 복병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톱스타의 내한이나 커다란 홍보가 없음에도 입소문만으로 흥행을 이뤄냈기에 기대감은 더 크다. 사실 ‘비긴 어게인’을 다양성 영화에 분류하기에는 애매한 점이 있다. 순제작비가 한국 영화 ‘명량’ 보다 70% 이상 더 들어간 영화이기 때문. 그렇지만 남녀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내용과 규모 면에서는 기존 다양성 영화들과 비슷해 같이 분류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비긴 어게인’과는 다른 틈새를 공략한 영화가 ‘안녕, 헤이즐’이다. 현재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 흥행 중인 외화 중 한 편이라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산소통을 캐리어처럼 끌고 다니는 헤이즐 앞에 나타난 꽃미소가 매력적인 순정남 어거스터스, 무엇도 방해할 수 없는 첫사랑에 빠진 두 사람의 예측불허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두 남녀의 따뜻한 사랑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비긴 어게인'과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지난 달 13일 개봉해 31일까지 누적관객 71만 9729명을 모았다. 
'비긴 어게인'과 '안녕, 헤이즐'의 흥행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두 영화의 흥행세가 대단하지만, 추석 영화의 복병이 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오는 3일 나란히 개봉하는 '타짜-신의 손'(강형철 감독), '루시'(뤽 베송 감독), '두근두근 내 인생'(이재용 감독), '닌자 터틀'(조나단 리브스만) 등이 그 예다. 작지만 사랑스런 휴먼 로맨스를 그린 두 영화가 대중성 강한 한국과 미국 대작 영화들의 특바구니 속에서 얼마나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비긴 어게인' '안녕, 헤이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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