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33년 최초, 하루 강우콜드 2게임 무승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03 06: 23

기묘한 하루였다. 프로야구 출범 33년 최초로 하루에 강우콜드 2경기가 모두 무승부로 끝난 것이다.
지난 2일 프로야구는 2경기만 치러졌다. 잠실 넥센-LG전, 광주 두산-KIA전이 일찌감치 우천 연기된 가운데 문학 한화-SK전, 대구 NC-삼성전만 열렸다. 그런데 경기 전부터 먹구름이 끼었고, 경기가 시작된 후에도 비가 흩날렸다.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던 비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거세게 내렸다.
결국 문학 경기가 먼저 끝났다. 한화와 SK가 한창 치열할 공방전을 벌이며 7-7로 맞선 가운데 8회초 한화 공격을 앞두고 강우콜드 무승부로 처리된 것이다. 오후 9시45분 중단된 경기는 10시16분이 돼 강우콜드 결정이 났다. 시즌 8번째 강우콜드이자 2번째 강우콜드 무승부였다. 뜨거운 경기는 김이 샜다.

그런데 대구 경기도 심상치 않았다. NC와 삼성이 한 치의 양보없는 대혈전을 치른 가운데 삼성이 9회 10-10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비가 계속 쏟아졌고, 투수들이 스파이크에 묻은 흙을 털어내느라 투구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야수들도 비 때문에 시야가 가려 뜬공을 떨어뜨리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10시49분부터 57분까지 마운드 정비로 8분간 경기가 중단되더니 결국 오후 11시3분에 우천 중단돼 11시36분에 강우콜드로 처리됐다. 삼성은 9회 1사 2루로 끝내기 찬스를 잡았으나 허무하게 경기가 끝났다. 문학 경기에 이어 시즌 두 번째 강우콜드 무승부가 같은 날 나왔다.
역대 프로야구 강우콜드 게임은 모두 85차례 있었다. 올해만 9번이나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강우콜드 무승부는 역대를 통틀어도 17번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날 강우콜드 무승부가 2게임 나온 건 이날이 프로야구 출범 후 최초였다. 공교롭게도 뜨거운 난타전으로 치열하게 전개된 경기가 비로 인해 허무하게 끝나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
지금껏 하루에 2게임이 강우콜드 된 것은 1997년 6월14일 광주 롯데-해태전 전주 LG-쌍방울, 2005년 4월19일 청주 LG-한화전 잠실 삼성-두산전, 2006년 7월6일 대전 LG-한화전, 잠실 KIA-두산전, 2007년 8월12일 문학 한화-SK전 잠실 롯데-두산전, 2009년 6월9일 잠실 LG-두산전 문학 삼성-SK전, 2010년 9월9일 목동 KIA-넥센전 잠실 롯데-LG전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처럼 2경기가 모두 무승부로 끝난 것은 한 번도 없었다.
올해 프로야구는 강우콜드 게임이 이날까지 9경기로 역대를 통틀어 가장 많다. 지난 1992년 6경기가 최다였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2010년(5경기) 2011년(4경기) 2012년(5경기) 2013년(2경기)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상기후 영향도 크지만 무리하게 경기를 진행한 면도 없지 않다.
특히 지난 6월21~22일에는 KIA가 잠실 두산전에서 최초로 이틀 연속 동일팀에 강우콜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처럼 비가 뜻하지 않은 마무리투수가 돼 경기를 좌지우지한 적도 없을 듯하다. 다시 한 번 돔구장과 합리적인 경기 진행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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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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