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베네수엘라, '센추리클럽 이동국 폭발' 3-1 승리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9.05 23: 07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딛고 자존심 회복에 나선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미의 강호 베네수엘라에 짜릿한 대역전승을 거뒀다. 대표팀에 복귀한 이동국의 폭발과 이를 만원으로 채워준 관중들의 응원이 어우러진 더할 나위 없는 경기였다.
한국은 5일 오후 8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A매치 경기서 전반 중반 골키퍼 김진현의 실수로 마리오 론돈에게 선제골을 헌납했지만 전반 이명주의 동점골과 후반 초반 이동국의 헤딩 결승골, 후반 중반 이동국의 쐐기골에 힘입어 3-1로 대역전승했다. 한국은 올해 열린 A매치서 지난 1월 25일 코스타리카전 이후 7개월여 만에 귀중한 2번째 승리를 거뒀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15일 스위스전 이후 10개월여 만에 안방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K리그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동국(전북)이 최전선에 섰다. A매치 99경기에 출전한 이동국은 이날 선발 출전하며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가입을 확정지었다. 손흥민(레버쿠젠)과 조영철(카타르 SC)이 좌우측면에서 지원 사격했다. 중원은 "쌍용'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이청용(볼튼) 그리고 이명주(알 아인)가 형성했다. 기성용이 4-1-2-3의 '1'의 자리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이청용과 이명주가 '2'에 위치했다. 포백라인은 왼쪽부터 김민우(사간 도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주영, 차두리(이상 서울) 등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192cm의 장신 수문장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꼈다.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의 베네수엘라였다. 한국(57위)보다 28계단이나 높다.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 한 수 위였다. 한국은 이를 분명 의식했다. 전반 초반부터 공격적인 움직임을 택했다. 하지만 2분 만에 위협적인 역습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김진현이 결정적인 슈팅을 가까스로 막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한국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김민우의 크로스를 이동국이 감각적으로 발을 갖다댔지만 골대를 살짝 비껴갔다. 5분 뒤엔 손흥민이 무회전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전반 21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골키퍼 김진현의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김진현이 아크 서클 근처까지 나와 골킥을 한다는 것이 상대 공격수 앞에 떨어졌고, 마리오 론돈이 김진현의 키를 넘기는 슈팅으로 한국의 골문을 갈랐다.
한국은 전반 29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동국이 박스 각도가 없는 지역에서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줄기차게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도 결국 동점골을 뽑아냈다. 기성용 손흥민 이청용 이명주로 이어진 골장면은 군더더기 하나 없었다. 전반 33분 기성용의 스루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이청용에게 침투 패스를 건넸고, 이청용의 크로스가 수비수 벽에 막혔다. 하지만 박스 안에 있던 이명주가 각도가 없는 곳에서 베네수엘라의 골대 구석에 꽂히는 정확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한국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전반 43분 김민우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이청용이 머리에 정학히 맞혔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결국 이른 시간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주인공은 센추리클럽 가입 자축포를 쏘아올린 이동국이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8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김민우의 코너킥을 정확히 머리에 맞혔다. 아름다운 궤적을 그린 볼은 크로스바를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상대 골키퍼도 손 쓸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였다. 이동국은 후반 19분 쐐기골까지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이명주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들에 맞고 문전 앞에 떨어지자 지체 없는 오른발 슈팅으로 베네수엘라의 골망을 힘차게 흔들었다.
이동국은 후반 32분까지 소화한 뒤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자신의 특별하고 또 의미 있는 100번째 A매치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동국을 위한 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국은 결국 2골 차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기분 좋은 대역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브라질 월드컵의 참패를 딛고 한국 축구가 다시 비상하는 날이었다.
▲ 부천종합운동장
대한민국 3 (1-1 2-0) 1 베네수엘라
△ 득점=전 21 마리오 론돈(베네수엘라) 전 33 이명주 후 8 후 19 이동국(이상 한국)
■ 한국 출전 선수 명단
FW : 이동국 손흥민 조영철
MF : 기성용 이명주 이청용
DF : 김민우 김영권 김주영 차두리
GK : 김진현
OSEN
부천종합운동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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