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 리' 이청용, 첫 번째 실험은 '긍정의 미완성'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9.06 10: 01

'센트럴 리' 이청용(26, 볼튼)의 첫 번째 실험은 긍정의 미완성으로 끝났다.
한국은 지난 5일 오후 8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A매치 경기서 전반 중반 선제골을 내준 뒤 이명주의 동점골과 이동국의 2골에 힘입어 3-1로 대역전승했다.
대표팀을 임시로 지휘하고 있는 신태용 코치는 앞서 공언대로 기존의 4-2-3-1 대신 4-1-2-3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1'에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세우고, '2' 자리에 이명주(알 아인)와 회심의 이청용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청용의 중앙 이동은 신의 한 수였다. 이청용은 그간 수 년간 대표팀의 우측면을 책임졌다. 부상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을 때를 제외하곤 대표팀의 우측 날개는 항상 그의 몫이었다.
공격적인 축구를 위한 신태용 코치의 포석이었다. 이청용은 이명주와 함께 이동국(전북) 손흥민(레버쿠젠) 조영철(카타르 SC) 등 앞선의 3명을 보좌했다.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았다. 최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사실상 프리롤 역할을 소화했다.
공격에선 만점 활약을 펼쳤다. 2선에서 번뜩이는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여의치 않을 땐 본인이 직접 침투해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0-1로 뒤지던 전반 32분 한국의 동점골 장면에서도 이청용의 순간적인 움직임은 돋보였다.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이 볼을 잡자 이청용이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크로스가 수비수에게 막혔지만 뒤에 있던 이명주에게 연결되며 결국 동점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반면 수비는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기성용 1명으로 1차 저지선을 구축한 한국은 베네수엘라의 빠른 역습에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이청용도 공격에 무게 중심을 둔 터라 수비에선 별 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이청용이 우측면 날개로 이동하고, 수비력이 좋은 박종우, 한국영 등이 뒤를 받쳤을 때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청용도 경기 후 인터뷰서 "전반 상대가 어떤 포메이션으로 나올지 몰라 중앙 압박이 미흡했다"면서 "후반 들어 상대에 맞게 전술의 변화를 줬고, 그 결과 승리할 수 있었다"고 2%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센트럴 리'의 첫 번째 실험은 결국 미완성으로 남았다. 오는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우루과이전서 본격 시험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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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종합운동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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