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미래' 노수광, 이정훈 감독이 인정한 악바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06 13: 06

"노수광 만큼만 해라".
한화 이정훈 2군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악바리' 근성으로 유명했다. 지기를 싫어했고, 웬만해서는 타협하지 않았다. 지도자가 되어서도 이정훈 감독의 신조는 변함없다. 그런 이 감독이 최고의 악바리로 인정한 선수가 한화 2군에 있다. 바로 우투좌타 외야수 유망주 노수광(24)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감독은 "승부근성이 정말 대단한 선수다. 밤 늦게까지 시키지 않아도 자기 혼자 스윙을 한다. 경기 중에도 타격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볼 정도로 적극적이다"며 "처음에는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였지만 이제는 우리 외야의 미래다. 내가 한화 2군에 온 이후로 가장 야구가 많이 늘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노수광 만큼만 하라'고 말할 정도"라고 극찬했다.

아직 야구팬들에게 낯선 이름인 노수광은 청주고-건국대 출신으로 지난해 한화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180cm 75kg으로 체격조건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빠른 발과 포기를 모르는 승부근성으로 똘똘 뭉쳤다. 지난해부터 2군에서 주전급으로 뛴 그는 올해도 2군 퓨처스 외야의 한 자리를 든든히 지켰다. 올해 퓨처스 83경기 타율 3할2푼1리 61안타 21타점 22도루.
노수광은 "내가 생각해도 처음 한화에 왔을 때보다 많이 늘었다. 타격에서 스윙이나 공을 받아치는 것에서 그렇다"며 "처음에는 신고선수라 경기에도 못 나갔다. 내가 왜 못하나 싶어서 개인적인 훈련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감독·코치님께도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바로 묻는다. 스윙할 때 방망이가 어떻게 돌아나오는지 그런 느낌을 알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1년 만에 신고선수 신분에서 벗어나 정식선수가 됐다. 
그는 "프로에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대학 3학년 때부터 프로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남들보다 떨어지는 실력이지만 끝까지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며 "아직 1군에 대한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언젠가 될지는 몰라도 1군에 가게 된다면 이용규 선배님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노수광의 강점은 바로 빠른 발과 선구안이다. 올해 볼넷 24개와 몸에 맞는 볼 5개로 출루율 4할9리를 기록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보고 난 뒤 이용규 선배님 같은 타자가 되고 싶었다. 내 장점이라면 이용규 선배님처럼 최대한 공을 많이 보는 것이다. 어차피 장타는 중심타자들이 치는 것이지, 나는 투수들을 괴롭히는 역할을 하면 된다. 주연보다는 빛나는 조연이 되고 싶다"고 자신의 야구관을 이야기했다.
처음 입단 때부터 체격도 커지고, 야구 실력도 향상된 그이지만 만족은 없다. "빠른 발을 잘 살리고 싶다. 타격도 그렇지만 수비와 주루에서 발전해야 한다. 도루 타이밍을 잘 잡아 성공률을 높이고 싶다. 지금보다 더 노력해서 언젠가는 1군에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는 것이 노수광의 다짐이다.
노수광은 어릴 적 심장 수술을 받아 군면제를 받았다. 2년 공백도 없다. 이정훈 2군 감독은 "노수광은 송주호·오준혁·장운호와 함께 미래 한화의 외야를 맡아야 한다. 지금 1군의 30대 외야수들 다음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 가다듬으면 될 것이다. 야구 DNA 자체는 뛰어나지 않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여기까지 온 선수"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정훈 감독이 인정한 악바리라면 한화 미래도 밝게 비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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