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최다 9실점' 김광현, 교체 문제없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9.10 17: 46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이 무너졌다. 그것도 데뷔 후 최다인 9실점을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까지 폭등했다.
김광현은 10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11피안타 2탈삼진 3볼넷 1몸에 맞는 공 9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이 자책점 3점 이상을 기록한건 6월 26일 KIA전(5이닝 8실점 6자책점) 이후 처음이다. 9실점도 데뷔 후 최다였다. 허용한 안타 11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6개가 장타(2루타 5개 3루타 1개)일 정도로 구위가 좋지 못했다.
7월 이후 김광현은 9경기에서 58⅔이닝을 소화, 5승 2패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 중이었다. 경기당 평균 6⅔이닝을 소화하고 있었으며 모든 경기에서 2자책 이하 행진을 이어가고 있을 정도였다. 9번의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만 8번, 퀄리티스타트+는 5번이지만 승리는 5번 뿐이고 패전은 2번이나 기록했다.

이처럼 후반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김광현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구속과 제구, 공의 움직임 모두 평소 모습과 달랐다. 구속은 최고 150km까지 나왔지만,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기 일쑤였다. 게다가 아예 높거나 좌우로 빠지는 공도 많이 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김광현의 구위는 좋지 않았다. 1회부터 4회까지 매이닝 실점을 했는데, 3회까지만 안타 7개와 장타 4개를 얻어맞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SK 벤치는 김광현에게 계속해서 믿음을 보냈다. 김광현이 4회에도 2사 후 몸에 맞는 공과 2루타로 1실점을 했음에도 교체는 없었다.
최악의 컨디션 속에서도 김광현은 5회를 간신히 무실점으로 넘겼다. 연승 중에 조기강판되는 건 김광현도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김광현은 투구수 90개로 5회를 마쳤다. 게다가 5회초 타선이 2점을 올리면서 SK는 롯데를 4-6까지 추격했다.
분명 6회는 교체 타이밍이었다. 김광현은 이미 선발투수로 최소한의 역할은 마쳤다. 그럼에도 SK는 그대로 김광현을 밀고 나갔다. 만약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지친 필승조를 아끼기 위해서였다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6회 SK는 2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김광현은 6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루를 채워놓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뒤이어 등판한 고효준은 밀어내기 볼넷과 안타로 김광현의 책임주자 3명을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김광현의 자책점이 9점으로 뛰어오른 순간이다.
결과적으로 SK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일단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광현을 고집하면서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무엇보다 에이스 김광현의 자존심도 큰 상처를 받게 됐다. 이날 경기로 김광현은 평균자책점이 2.97에서 3.39까지 뛰어올랐다. 여전히 평균자책점은 1위지만 투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벤치에서 적절한 교체로 관리해주는 게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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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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