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파이럿츠, 음악도 예능도 매력 톡톡 3인 밴드 [인터뷰]
OSEN 김사라 기자
발행 2014.09.12 10: 06

3인 3색 착한 매력의 밴드가 왔다. 지난 해 데뷔한 로열 파이럿츠는 보컬-기타의 문, 드럼 수윤,베이스 제임스로 구성된 신인 그룹. 하지만 사실은 2008년 미국에서부터 꾸준히 음악을 해온 실력파 밴드이기도 하다.
 
최근 OSEN과 만난 로열 파이럿츠 멤버들은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이들이었다. 오랜 시간 우정으로 함께 해 온 멤버간의 여유는 물론 신인으로서의 순수하고 당찬 패기도 있었다. 지난달 27일 새 일범 ‘러브 톡식(Love Toxic)’타이틀곡 ‘사랑에 빠져’를 공개한 로열 파이럿츠는 사랑 노래로 돌아온 만큼 전보다 더 ‘러블리’한 분위기 마저 풍겼다.

 
“‘사랑에 빠져’는 경쾌하고 밝은 곡이에요. 밴드 사운드랑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합쳤는데,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해봤어요. (웃음) 퇴폐적인 섹시보다는 비주얼적인 것과 위트 있는 섹시를 콘셉트로 잡았어요. 가사도 제가 썼는데, 20대 초반에 열정적이고 당돌한 사랑을 생각하면서 썼어요.” (수윤)
 
자작곡을 선보인 수윤은 가사처럼 지금도 그런 사랑을 하냐는 말에 “예전에는 생각 많이 안 하고 바로 대시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바쁘다 보니”라며 말을 흐렸다. 밝은 표정으로 솔직한 입담을 과시하는 그의 매력이 돋보였다.
 
문과 수윤은 어렸을 적 미국에서 교회를 다니며 처음 만났다. 중학교는 다른 곳을 다녔는데, 급격히 친해진 바람에 일부러 고등학교를 같은 곳으로 다녔다고 한다.
 
“학교 끝나면 항상 작곡을 했어요. 곡 쓰는 게 좋았어요. 제임스랑은 대학교 때 친구를 통해 만났어요. 베이시스트가 필요했는데 마침 소개를 받은 거죠. 베이시스트는 인기가 없어서 귀해요. (웃음) 잘 생긴 베이시스트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단번에 함께 하기로 결정했죠. 만나기 전에 전화 통화만 하고 합류 하기로 했어요. 그게 2009년이에요.” (수윤)
 
2008년 페이딩 프롬 던(Fading from Daw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문과 수윤은 각각 좋아하는 단어를 골라 ‘로열’ ‘파이럿츠’라는 새 이름을 정했다. 두 사람은 원래 쓰던 이름이 어려워서 바꾼 건데 로열 파이럿츠도 어렵다며 웃었다.로열 파이럿츠는 당시 유튜브에 유명곡 커머 영상을 올리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곧 축제나 클럽을 찾아 공연도 하게 됐다.
 
“사실 미국 활동을 왕성히 할 수가 없었어요. 아시아인이고 인맥이 없다 보니 무대가 별로 없었어요. 처음에는 베이시스트도 없고 해서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 수가 없었는데, 한인 축제나 학교에 가서 공연을 많이 했고, 제임스가 같이 한 후에는 MI(Musicians Institute) 음악 대학교에서 3개월 연수도 받고 할리우드 유명한 클럽들에서 공연을 했어요.” (수윤)
 
“어렸을 때는 활동 보다는 음악 만드는 것이 더 좋았어요. 유튜브 위주였죠.” (문)
 
미국에서 만나 활동을 해온 세 사람이 한국에 오계 된 계기가 궁금했다. 어렸을 적 미국으로 이민을 가 10년 정도 타지 생활을 한 문과 수윤은 원래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임스에게 한국행 결정은 쉽지 않았다.
 
“저희 영상을 보고 회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때 한국 음악계에서 시작해보자고 생각했죠. 일단 저희가 한국 사람이니까 홈 그라운드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문)
 
“저는 사실 많이 어려웠어요. 고민도 많이 했는데, 저는 그 때까지 100% 제가 누구인지 잘 몰랐어요. 한국에 가면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부모님이 어떻게 태어난 지도 볼 수 있고, 문, 수윤과 음악을 할 수 있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음악도 그 전에는 그냥 취미로 하고 있었거든요. 오랫동안 전 밴드랑 투어도 하고 공연도 했었는데 대학교 가면서 공부에 집중할 생각이었어요. 교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문과 수윤을 만나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음악도 만들고, 한국에서 내 문화도 찾겠다 생각했어요. 지금은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죠.” (제임스)
 
아직 한국어가 서툰 제임스는 그래도 제법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얘기했다.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한 그는 한국에서 정식 데뷔를 하기 전부터 모델 활동을 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모델 일을 조금 했어요. 알바 하면서 자주 캐스팅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해서 거절했어요. 미국에는 특히 아시아인이면 모델 일이 어렵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 어느 날 알바하는 식당에 유명한 사진작가가 손님으로 왔어요. 제발 같이 사진 작업 하자고 해서 한 번 찍었는데 그 작가 분이 친구들한테 보여주고는 바로 캐스팅을 했어요. 큰 돈은 못 벌었어요. 한국 오고는 데뷔 하기 전에 CF 기회가 먼저 있었어요. 신한카드랑 소니 광고를 찍었어요. 모델 일도 재미있는데,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음악을 하면서 하면 좋겠어요” (제임스)
 
로열 파이럿츠 세 사람은 정말 각자의 매력이 달랐다. 훤칠한 외모에 여성들한테 인기도 많을 것 같은 제임스는 “저는 어렸을 때 너드(nerd, 공부는 잘 하지만 사회생활에 있어 따분한 사람)였다”며 웃었고, 문과 수윤은 활발한 듯 서로 다른 개성을 갖고 있었다. 세 사람이 각자의 축을 갖고 균형을 이뤄가는 느낌.
 
“처음에는 성격적으로 조금 트러블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맞아요. 서로 잘 아니까.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서로 다르니까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음악에도 반영 되고요. 크게 보면 비슷한데, 디테일 하게 보면 다른 성향이 많아요.” (문)
 
“물론 다른 점들이 있어요. 그래도 지금은 다른 점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주기 때문에 최근에는 싸운 적이 없어요.트러블이 있던 단계를 넘은 느낌이에요” (수윤)
 
특히 문과 제임스는 각각 SBS ‘도시의 법칙’과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며 예능 활동을 하기도 했다. 데뷔 하자마자 하게 된 예능 활동에는 두 사람 역시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데뷔한지 얼마 안 됐는데 이렇게 빨리 지상파 예능에 나오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뉴욕에 갔다 온 게 좋은 경험이었어요. 2년 동안 회사에만 있고, 작업하고 연습하고 그러다가 이 생활에 물려서 다른데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그때 기회가 생겨서 해외에 가서 다른 사람들과 3주 동안 같이 지내보니까 마음의 휴식이 됐어요. 일적으로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문)
 
‘도시의 법칙’ 출연 계기에 대해서 문은 사실 제임스가 나갈 뻔한 프로그램이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도시의 법칙’ 작가님 중 한 명이 제임스 팬이었어요. 그래서 제임스와 같이 하자고 했는데 회사에서 ‘애들 다 괜찮으니 다 한 번 만나봐라’라고 했대요. 인터뷰 영상을 찍었는데 제가 재미있었나 봐요. 제임스는 대신 ‘정글의 법칙’에 갔고, 서로 어울리는 것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문)
 
로열 파이럿츠는 데뷔 후 다음 앨범을 준비하며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버스킹을 하며 인지도를 쌓아 갔다는 점이 독특하기도 하다. 계획된 공연이 아닌 게릴라 버스킹만 총 7회. 서울 홍대, 한강이나 지방 곳곳에서 길거리 즉흥 공연을 했던 것에서 이들의 진정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엿보이기도 했다.
 
“저희 밴드 모두가 1년 전부터 하고 싶던 건데 준비할 게 많아서 못하다가 이번에 기회를 잡았어요. 많이 와 주실까 걱정도 많이 했어요. 장소 섭외부터 음향이나 날씨나 신경도 많이 쓰였고요. 실제로도 한강 버스킹 할 때는 비가 왔었는데 저희가 공연을 시작하니까 비가 그쳤어요. 덕분에 무지개 뜨고 석양도 지고 정말 좋은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했죠.” (수윤)
 
“너무 준비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즉흥적으로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날, 그날 홍대나 한강 같은 장소에 가서 돌아다니면서 느낌 오는 대로 자리 잡고 공연을 했어요. 버스킹 하면서 음악적으로도 성장한 것 같아요. 팬 분들과 가까이서 교류하고, 전에는 공연도 많이 못 했는데 무대매너를 배웠어요.” (문)
 
이처럼 탄탄대로 성장하고 있는 로열 파이럿츠. 롤모델을 묻자 문은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꼽아 의외의 대답을 했다. 수윤과 제임스 역시 각각 평소 닮고 싶은 뮤지션들을 나열하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디카프리오요. 처음에는 완전 꽃미남으로 시작했는데 자신이 노력해서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잖아요. 음악이 아니라 연기지만, 그 사람에게서 나오는 아우라나 카리스마가 닮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물론 다른 아티스트도 많죠. 폴 매카트니도 음악 좋아하고.” (문)
 
“저는 드러머는 토니 로이스터, 트래비스 파커요. 파커 같은 경우는 드럼이라는 비주류 악기를 주류로 이끌어내는 사람인 것 같아요. 세계적으로도요. 드럼 실력 보다는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든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윤종신 씨가 멋있어요. 가지고 계신 음악성이나, 재능이 뛰어난 아티스트인데, 예능에서는 재미있게 하시는 모습도 존경스러워요. 예능 이미지 때문에 음악성이 묻힐 수 있는데 월간윤종신도 매월 하시고, 옛날 노래 들어봐도 정말 뛰어나신 것 같아요.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잖아요.” (수윤)
 
“저는 다프트펑크,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이 좋아요. 음악적인 성격이 멋있어요.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잘 하고, 한국 연예계에서 롤모델은 숀이에요.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기부 하는 그런 모습이 정말 좋아요. 마음이 깊은 사람인 것 같고 행복해 보이고, 부러워요.” (제임스)
 
현재 ‘사랑에 빠져’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로열 파이럿츠는 앞으로도 음악 활동에 비중을 두면서도 예능 등 다른 영역에서도 팬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싶은 마음이다.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도 좋지만 그 외에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다정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때까지 활동들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고, 우왕좌왕했고, 그랬던 것 같아요. 이번 활동은 기대가 많이 된 게, 자신감도 생겼고 팬들과 만나면서 사랑도 받고 하니까 앞으로 만나게 될 팬 분들도 기대되고 그래요. 너무 즐거울 것 같아요. 앞으로 대중적으로 더 알리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수윤)
 
“활동 시작했을 때는 혼란스러운 시기가 있었어요. 어떨 때 제일 빛났나 생각해보니 뭘 하든 즐길 때 가장 행복했어요. 가장 빛나는 것 같고. 이번 활동도, 앞으로도 즐기자는 생각입니다. 보는 사람도 즐거웠으면 해요.” (문)
 
“뭐든 열정적으로 할 것을 잊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어요.” (제임스)
 
로열 파이럿츠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번 앨범에 담은 이들의 뜻 깊은 마음과 특별한 이벤트를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앨범과 함께 들어 있는 엽서를 모두 잃어버리지 않고 간직한 후 10년 후에 가져오면 선물을 주겠다는 것. 진심인지는 미지수이지만 소장가치 있는 엽서니 팬들은 10년 후를 기약해야겠다.
 
“이번 미니앨범 타이틀곡도 좋지만 전 곡이 다 색깔 다르고 좋아요. 다른 수록곡들도 즐겁게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로열 파이럿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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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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