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튼의 비극, MLB 역사 어떻게 바꿀까?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9.13 06: 17

MVP 레이스를 벌이던 젊은 타자가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 쓰러졌다. 일이 벌어진 것은 순식간이었지만, 어쩌면 메이저리그 역사를 바꿀 순간이 될지도 모르는 사건이다.
지안카를로 스탠튼(25, 마이애미 말린스)은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렸던 2014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회 마이크 파이어스의 포심 패스트볼에 얼굴을 맞았다.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스탠튼은 결국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후송됐다.
진단 결과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MRI와 CT 촬영 결과 안면 골절과 치아 손상으로 스탠튼은 이번 시즌을 사실상 마감했다. 공을 던진 투수 파이어스도 “스탠튼을 맞혀 매우 슬프다. 그의 동료와 팬, 그리고 가족 모두에게 미안하고, 스탠튼이 빨리 쾌유하길 바란다”고 말했을 정도로 비극적인 순간이었다.

이 하나의 공으로 당장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판도가 많이 변했다. 우선 마이애미의 플레이오프 참가가 어려워졌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5.5경기 뒤진 마이애미가 리그 최고의 타자 없이 이 승차를 따라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탠튼 개인에게도 손에 잡힐 것 같았던 영광이 빠져나가는 슬픔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145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 37홈런 105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모두 내셔널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던 스탠튼은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MVP 경쟁을 하고 있었지만, 이제 상황이 많이 불리해졌다. 그리고 타점왕 타이틀도 3점 차이로 따라오고 있는 아드리안 곤살레스(LA 다저스)에게 내줄 공산이 커졌다.
홈런은 앤서니 리조(시카고 컵스)에 7개 차이로 앞서 있지만, 아직 장담하기는 이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시대를 호령할 홈런왕 후보이자 미래의 올스타 단골 멤버인 스탠튼의 건강이다. 다치기 전의 모습이라면 이번 시즌 MVP가 되는 것보다 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 부상이 앞으로 스탠튼과 리그 전체에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스탠튼은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젊은 타자다. 24세로 맞이한 이번 시즌에 스탠튼은 통산 600안타와 150홈런을 돌파했다. 30세까지 1500개에 육박하는 안타와 300홈런도 불가능이 아니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은 스탠튼의 커리어를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물론 스탠튼이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와 감동 스토리를 쓰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시대의 홈런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중에 어떤 감동적인 이야기가 탄생할지와는 관계없이 지금 스탠튼에게 일어난 일은 너무나 비극적이다. 일단은 이번 시즌 잔여경기에 한해서지만, 메이저리그는 최고 스타를 잃었다.
nick@osen.co.kr
AFPBBNews = News1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