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인생' 강동원, 이런 연기도 되는구나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9.13 09: 58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감독 이재용)은 배우 강동원의 영화라고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데뷔 이래 가장 '강렬한' 변신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열일곱의 나이에 자식을 낳은 어린 부모와 열일곱을 앞두고 여든 살의 신체 나이가 된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두근두근 내인생' 강동원, 이런 연기도 되는구나

'정말 슬픈 이야기를 밝게 그리고 싶었다'는 이재용 감독의 목표에 상당 부분 기여하는 이가 강동원이다. 그는 전작인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전혀 다른 캐릭터를 들고 나왔다. '군도:민란의 시대' 속 조윤이 치명적일 만큼 아름다운 악역으로 판타지 같은 느낌이 강했다면 '두근두근 내 인생' 속 대수는 일부러 외적인 아름다움을 덜으려 작심한 듯 현실적이고 수더분한 모습이다. 실제로 체중도 10kg 정도 불렸다고 한다.
여기에 아버지다. 물론 영화 '의형제'에서도 자식을 둔 아버지 역을 맡아 연기했지만 부성애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캐릭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빠와 강동원. 일면 안 어울리는 이 조합은 그렇기에 살짝살짝 마찰을 내며 그래서 더 흥미로운 그림을 그려냈다. '강동원이 저런 것도 할 수 있구나'란 발견. 그리고 일종의 대견함.
강동원이 분한 대수라는 조로증 아들을 툰 택시 기사다. 형편이 넉넉치 못해 주기적으로 알바도 뛰는데 그러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아들보다 더 아이같은 이 아빠는, 아들 아름이(조성목)가 선물로 받은 게임기를 탐내고 TV에 나온 걸그룹을 보며 침을 흘린다. 아름이가 사정상 먹어서는 안 되는 치킨을 사다주며 혼자 싱글벙글이다. 이 같은 모습은 관객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안기는데, 이런 면모가 영화를 진부한 최루성으로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 눈물을 흘리게 하는 이도 강동원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거짓 편지를 읽어주는 장면은 덤덤하지만 가슴을 치게 만들고, 대수가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김갑수)와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아마도 이 영화에서 가장 슬픈 장면일 것이다.
영화는 '부모'에 대해 이야기하며 할아버지-아버지-손자, 3대를 관통하는 가족애를 보여준다.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다음에서야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대수가 그런 아버지에게 감사함과 미안한 마음을 느끼는 장면은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또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름이가 쓴 '아버지'라는 시를 읽으며 행복해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대수의 모습은 우리 부모를 생각나게 만들며 뭉클함을 안긴다. 강동원에게는 '정말 저 감정을 알까?'라는 의문을 가질 법도 한데, 그런 의문이 우려없이 사라지는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앞으로 더욱 두근두근 변신이 기대된다.
한편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강동원, 송혜교, 조성목, 백일섭, 이성민, 김갑수 등이 출연한다. 
nyc@osen.co.kr
'두근두근 내 인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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