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나성범, 3할-30HR-100타점 초읽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4 06: 10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나성범(25, NC)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미니 슬럼프에서 벗어나오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기록도 눈앞에 다가왔다. 3할-30홈런-100타점이 그것이다.
타격 부문의 각 지표는 같이 따라오는 것 같지만 또 다른 점이 있다. 3할은 정교함을 의미한다. 30홈런은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확고한 훈장이며 100타점은 해결사를 의미하는 지표다. 실제 이를 모두 해내기는 쉽지 않다. 3할의 정교함을 가진 타자는 장타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100타점은 동료들의 도움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역시 쉽지 않은 기록이다.
때문에 이 기록을 한 시즌에 동시 달성한다는 것은 타자의 큰 명예로 여겨져 왔다. 실제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들은 말 그대로 당해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었다. 최근 6년간 이 기록을 해낸 선수들은 딱 5명밖에 없었다는 점에서도 난이도를 실감할 수 있다. 2009년 김상현(KIA, 3할1푼7리-36홈런-126타점)과 최희섭(KIA, 3할8리-33홈런-100타점), 2010년 이대호(롯데, 3할6푼4리-44홈런-133타점), 2011년 최형우(삼성, 3할4푼-30홈런-118타점), 그리고 지난해 박병호(넥센, 3할1푼8리-37홈런-117타점)가 그 주인공이었다.

올해는 타고투저의 열풍을 등에 업고 예년보다 더 많은 해당자가 나올 전망이다. 그 후보 중 하나가 바로 나성범이다. 나성범은 13일까지 타율 3할3푼2리, 29홈런, 98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잔여경기를 고려했을 때 다소간 여유가 있고 홈런은 1개, 타점은 2개가 남았다. 부상과 같은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달성이 확실시된다.
현재 이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선수들은 박병호 강정호(이상 넥센) 최형우 이승엽 나바로(이상 삼성) 그리고 테임즈와 나성범(이상 NC) 정도다. 이 중 박병호 강정호 최형우 이승엽은 이미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이며 나바로와 테임즈는 외국인 선수라는 특성이 있다. 결국 가장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록 달성에 접근해가고 있는 나성범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데뷔 시즌 성적과 비교해 봐도 업그레이드 이상의 리모델링 수준이다. 지난해 나성범은 104경기에서 타율 2할4푼3리, 14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타자로 본격 전향한 뒤의 프로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이 또한 나쁘지는 않은 성적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타율이 9푼 이상 치솟았으며 홈런은 시즌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배 이상 뛰었다. 해결사 본능도 뽐내고 있다. 98타점은 리그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지난해보다 삼진이 다소 많아지긴 했지만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아 이를 지적하는 이는 거의 없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아직 프로에서 두 시즌밖에 뛰지 않은 젊은 선수라는 것이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통해 경험과 더불어 ‘금메달’까지 수확한다면 앞길에는 탄탄대로가 열린다. 나성범에게 3할-30홈런-100타점은 이제 막 시작된 이 특급 외야수의 경력에 시발점이 될 것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