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AG에선 방망이 '짧게, 더 짧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9.15 06: 07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6)의 방망이를 유심히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손잡이 바로 윗부분에 테이프를 두텁게 감아놓은 것이다. 덕분에 손아섭은 배트를 다소 짧게 잡고도 손잡이가 잡아주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는 손아섭이 장타력을 회복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방망이를 그냥 길게 잡으면 장타력은 좋지만 타이밍이 늦어 파울이 나왔고, 때문에 방망이 뒤에 테이프를 감아 오른손과 밀착되도록 했다. 덕분에 손아섭은 현재 14홈런으로 지난 2011년 개인 최다였던 15홈런을 넘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손아섭의 타격을 보면 또 방망이를 달리 쥐고 있다. 안 그래도 짧게 쥐기위해 테이프를 감았는데, 그것보다 더 짧게 쥐고 친다. 그래도 손아섭은 9월 10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홈런 2개로 여전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방망이를 짧게 쥔 덕분에 삼진도 36타수에서 고작 4개만 당하고 있다.

손아섭은 "시즌 막판이라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더 짧게쥐고 치고 있다. 지금은 버티는 수밖에 없는데, 이게 그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어차피 손목 힘과 배트스피드로 장타를 만들어내는 손아섭은 배트를 짧게 쥔다고 해도 외야 깊숙하게 공을 날릴 능력은 된다.
14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을 마친 손아섭은 이제 15일이면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합류한다. 그렇다면 거기서도 테이핑을 한 방망이를 쓸까. 손아섭은 "규정을 확인 해봐야겠지만 만약 안 된다고 하면 떼면 그만"이라고 한다. 이유는 대표팀에서의 역할 때문이다. "어차피 대표팀에서 장타 칠 선수는 많다. 내가 굳이 길게 잡고 칠 필요는 없고, 내 역할도 그건 아니다. 단지 짧게 쥐고 치면 될 일"이라는 게 손아섭의 설명이다.
그의 말대로 대표팀에는 홈런 1위 박병호(48개)와 2위 강정호(38개), 5위 나성범(29개)가 포진해 있다.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손아섭은 이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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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방망이를 더 짧게 쥐고 치는 손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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