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절박 트리오, 강한 동기부여로 맹활약 보증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9.17 10: 09

“절박한 사람들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 얼굴만 봐도 절박함이 느껴진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을 향한 준비를 시작했다. 대표팀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첫 번째 훈련에 돌입, 코칭스태프의 지휘 하에 컨디션을 점검했다. 류중일 감독은 “역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니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다. 모두 각 소속팀의 대표 선수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현재 힘들겠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힘이 솟는다”며 첫 날 훈련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류 감독은 이 자리서 리드오프로 황재균, 4번 타자로 박병호를 확정지으면서 최정예 라인업을 구상했다.
박병호와 황재균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둘 외에 야수진에서 나지완 오재원 나성범 김민성, 투수진에선 한현희 이재학 이태양 홍성무 등도 이번 아시안게임이 대표팀 데뷔전이 된다. 이들 모두 군 미필자로 누구보다 금메달에 대한 갈증이 크다. 특히 오재원과 나지완, 그리고 2013 WBC에 이어 두 번째로 대표팀에 합류한 유원상에게 있어 아시안게임은 마지막 기회다. 금메달이 없으면 당장 내년부터 군복무에 임할 확률이 높다.

그만큼 절박해왔고, 지금도 절박하다. 셋 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일원이 되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올 시즌에 임했다.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오재원은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았다. 류 감독이 항상 멀티내야수와 대주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오재원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오재원은 지난 7월 30일 대표팀 엔트리가 발표되자 “지금까지 정말 힘들었다. (대표팀에 선발된 것이) 영광스럽고,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드러냈다. 대표팀서 오재원과 키스톤콤비를 이루게 된 유격수 강정호는 대표팀 첫 훈련에 앞서 “재원이형과 나 모두 화려한 플레이를 잘하는 편이다. 평소 함께 해보고 싶었던 선배였고 이번에 기회가 온 만큼, 멋진 수비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거포 외야수 나지완은 4월까지 타율 2할3푼8리 2홈런 11타점으로 부진했으나 5월부터 대반전에 성공했다. 타율을 3할2푼1리까지 끌어올린 나지완은 “야구가 너무 풀리지 않아 대표팀은 포기하자고 마음먹었다. 대신 군대 가기 전에 실컷 운동이나 하고 가자는 생각에 매일 30분 먼저 나오고 30분 늦게 퇴근했다. 그 시간동안 웨이트 훈련과 밸런스 운동에 집중했다. 이것이 도움이 많이 됐고 좋은 타격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지난 2년 동안 군입대를 놓고 고민해온 만큼 “지금까지 야구하며 이번 해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특히 지난 1주일은 가슴이 떨렸다”고 밝힌 바 있다. 
우투수 유원상도 시즌초 부진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 전반기 막바지부터 구위가 살아났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외에 스플리터 그립의 체인지업을 더하며 패턴을 늘렸다. LG가 꼴찌에서 4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도, 유원상을 비롯한 불펜진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유원상은 “시즌 초반만 해도 안 좋았는데 다행히 전반기 막바지부터 좋아졌다. 자신감도 있다”며 “금메달을 꼭 따야한다. 그러나 부담은 없다. 최근 좋았으니까 잘 유지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WBC때 못했던 거 이번에 하겠다”고 다짐했다. 덧붙여 유원상은 오재원 나지완과 함께 금메달이 절박한 상황인 것에 대해 “아직 재원이형이나 지완이형과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그래도 절박한 사람들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 얼굴만 봐도 절박함이 느껴진다”고 웃었다.
지금까지 대표팀을 돌아보면, 군입대를 앞둔 미필자들이 맹활약을 펼친 경우가 많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추신수와 강정호가 괴력을 발휘했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이대호와 강민호가 고군분투했다. 군 면제 혜택만 바라보고 국제대회에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강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오재원 나지완 유원상의 맹활약은 이미 보증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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