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휴식 후 등판에서 부진한 그레인키, 또 팔꿈치?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9.19 12: 56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 우완 투수 그레인키가 19일(이하 한국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반 터진 타선 덕에 패전은 면했으나 밀워키 브루어스시전이던 2011과 사이영상을 받았던 2009년(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이어 3번째로 달성이 기대됐던 자신의 시즌 최다승 16승 달성에 실패했다.
경기 내용도 실망스럽다. 5이닝 9피안타 볼넷 1개로 4실점(4자책점)했다. 5회만 마쳤음에도 투구수는 112개(69개가 스트라이크)나 됐다. 그레인키의 시즌 5번째 5이닝 이하 피칭이었다. 5월 6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비로 인한 경기 중단 때문에 3이닝만 던졌던 것을 고려하면 4번째 5이닝이하 투구. 그러면서도 5이닝 이하 피칭 경기 중 가장 많았다. 5월 23일 뉴욕 메츠전에서 5이닝 동안 101개를 던진 것이 그 동안 최다투구였고(5이닝 이하 투구 중) 당시엔 4피안타 3실점으로 물러나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으나 자책점은 1점이었다.
그레인키는 19일 등판에 앞선 5경기 선발 등판에서 3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32이닝을 던지는 동안 7실점, 6자책점으로 평균 자책점은 1.69로 좋았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냈던 5경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충분한 휴식 후 등판했다는 점이다. 일주일까지 쉬었고 4일 휴식 후 등판은 한 경기도 없었다. 이유는 알려진 대로다. 팔꿈치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돈 매팅리 감독은 휴식일을 활용하거나 임시선발 카를로스 프리아스를 중간에 기용하면서까지 그레인키에게 휴식일을 확보해줬다. (물론 류현진도 비슷한 날짜로 휴식일을 확복하긴 했다)
19일 등판은 그레인키가 오랜만에 4일 휴식 후 등판한 날이었다. 이 경기서 그만 부진하고 말았다. 특히 1회 94마일까지 찍었던 직구 스피드가 이후 사라졌다. 2회 이후에는 92마일을 넘기지 못했다. 물론 상대의 직구 공략에 의식적으로 했을 수도 있지만 변화구 사용 비중도 높았다.
14일 샌프란시스코전을 마친 후 인터뷰에 임하는 그레인키의 표정은 올 시즌 봤던 것 중 가장 밝았다. 늘 무표정하게 인터뷰에 응했던 것 과는 달리 이날은 종종 미소를 띄었고 시종일관 환한 표정이었다.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 호투한 데다 타석에서도 올 시즌 다저스 투수로는 처음으로 홈런을 치는 등(2루타도 쳤다) 맹활약 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그 동안 괴롭혔던 팔꿈치 통증에서도 완전히 벗어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하게 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다시 그레인키 답지 못한 투구가 나왔다. 단순히 휴식일이 부족했던 이유면 그래도 낫지만 팔꿈치에 또 문제가 생겼다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이미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이 다음 등판 차례인 23일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 등판이 어렵다고 밝힌 상황이다. 막판 순위 경쟁에서 그레인키라도 제 모습을 지켜야 한다. 포스트시즌에 나가도 마찬가지다. 커쇼 혼자서 모든 승리를 다 챙길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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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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