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승 감독, “현주엽과 이승현은 다른 선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9.20 06: 40

‘제2의 누가 되겠다!’
신인이 대선배와 비교되는 것은 항상 영광스런 일이다. 하지만 원조를 넘을 수는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프로에 데뷔하는 대형신인들이 먼저 깨야 하는 선입견이다.
프로농구에 1순위로 데뷔하는 이승현(22, 고려대)은 고려대학교 17년 대선배 현주엽(39) MBC스포츠플러스해설위원의 벽을 넘어야 한다. 둘은 고려대 선후배 사이, 200cm가 되지 않는 신장에 파워풀하게 골밑을 지배한다는 점이 닮았다. 하지만 플레이스타일에는 차이가 많은 편이다.

이승현을 뽑아 함박웃음을 지은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현주엽의 은사이기도 하다. 그는 상무와 KTF시절 감독으로 현주엽을 지도했다. 누구보다 현주엽에 대해 잘 아는 인물이다.
추 감독은 이승현을 뽑은 뒤 “현주엽 이제는 위원이겠죠? 하하. 현주엽 위원은 피지컬뿐 아니라 농구아이큐가 상당히 뛰어난 선수였다. 코칭스태프가 무엇을 원하는지 바로바로 알았다. 코트내에서 다른 선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라 편하게 지도했다. 다만 부상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이)승현이와 그런 점이 다르다”고 평했다.
현주엽은 고려대 저학년시절에는 찰스 바클리와 비교를 많이 당했다. 195cm의 작은 신장으로 리바운드를 장악하고 덩크슛을 쏘아대는 거친 매력이 비슷했다. 하지만 그는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패스에 맛을 들였다. 현주엽이 고려대시절 32번을 단 이유는 매직 존슨을 존경해서였다. 프로에서도 현주엽은 트리플더블을 7회나 달성할 정도로 패스가 뛰어났다. ‘포인트포워드’라는 개념을 프로에 도입한 것은 앨버트 화이트와 현주엽으로 봐야 한다.
이승현은 대학무대서 동급최강의 골밑지배력을 보였다. 하지만 프로에서 경쟁하기에 높이가 다소 낮은 편이다. 골밑은 물론 외곽까지 잘할 수 있는 선수로 변신이 필요하다. 이승현이 지난해부터 국가대표팀 예비명단에 포함되며 유재학 감독으로부터 받은 숙제다. 이승현은 불과 1년 만에 3점슛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성장을 했다. 하지만 아직 프로무대서 적응이 필요하다. 특히 외곽슛과 패스는 선배 현주엽에 비해 턱없이 떨어진다.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승현은 “현주엽 선배님과 비교 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현주엽 선배님만의 스타일이 있다. 내 스타일을 더 노력해서 갈고 닦아야 한다. 더 돋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원조 대형포워드 현주엽도 자신과 비교되는 후배의 등장이 반갑다. 현주엽은 “이승현이 같은 포워드라서 나와 많이 비교를 하시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나와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승현이는 스피드가 좀 느린 것 같다. 프로에서는 스피드를 키우고 외곽슛 수비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승현이가 나보다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조언과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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