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 '헬로우 고스트' 감독과 소포모어 징크스 넘을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09.21 08: 00

영화 ‘슬로우 비디오’의 김영탁 감독이 소포모어 징크스를 극복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데뷔작 ‘헬로우 고스트’로 창의력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 감독이 4년 만에 완성한 두 번째 작품이 흥행이라는 허들을 넘을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8일 공개된 ‘슬로우 비디오’는 일단 재미와 감동을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주인공 여장부(차태현)가 앓는 동체 시력이라는 희귀병이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고, 초등학교 동창 남상미와 벌이는 멜로도 부족함이 없었다는 호평이 다수였다.

 그러나 차태현이 극 중반까지 선글라스를 쓴 채 연기하고, 대사도 건조한 톤의 내레이션으로 채워지다 보니 다소 낯설고 지루했다는 불평도 있었다. 간간이 웃음기가 담겼지만 작정하고 덤비는 코미디가 아닌 만큼 차태현의 정극 연기가 주는 생경함이 흥행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제목처럼 느린 드라마와 화면 전개 방식도 호불호가 엇갈렸다. 내용과 화면이 쉴 새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게 요즘 영화의 트렌드인데 거의 B카메라 활용 없이 주인공의 감정을 담아내다보니 “중간중간 카톡을 확인하게 됐다” “오히려 감동 두 배였다”는 상반된 관람 후기가 팽팽히 맞섰다.
 대진운은 나쁘지 않다. 가을 대표 흥행작 ‘타짜-신의 손’ ‘비긴 어게인’이 주춤세에 접어드는 10월 2일 ‘제보자’와 맞붙기 때문이다. 장르가 다른 만큼 관객층이 겹치지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가을엔 휴먼 멜로’라는 흥행 법칙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다.
 김영탁 감독과 차태현의 조합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8년 ‘바보’의 각본과 주연으로 안면을 튼 두 사람은 2년 뒤 ‘헬로우 고스트’로 깜짝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2010년 12월 개봉한 ‘헬로우 고스트’는 ‘황해’ ‘라스트 갓파더’와 경쟁하며 역전승을 맛봤다. 뚜껑을 열기 전까진 나홍진, 심형래 보다 낮은 인지도 때문에 고전이 예상됐지만 엄청난 반전을 담은 감동작이라는 입소문에 힘입어 289만 명을 불러 모으며 히트했다.
 ‘슬로우 비디오’로 다시 한 번 확실한 자기 색깔을 보여준 김영탁 감독이 2년차 부진을 뜻하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잘 피해갈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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