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MC 유재석, 요즘 많이 힘드시죠?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09.21 08: 25

유재석의 신상 예능프로그램 KBS 2TV ‘나는 남자다’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부작으로 기획돼 벌써 7회까지 달려왔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처참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19일 방송분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3.6%를 기록하면서 동시간대 경쟁작에 크게 밀리는 모양새를 보였다.
특히 오랜 기간 고정 시청층 사이에서 사랑 받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밀어내고 금요일 밤 11시대를 꿰찬 ‘나는 남자다’는 ‘사랑과 전쟁’의 폐지 이유를 합당하게 설명하지 못하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프로그램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나는 남자다’는 재미 요소를 곳곳에 품고 있어 이 같은 성적표는 아쉬움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8월 8일 ‘여자들 틈바구니 속에서 일하는 청일점’을 주제로 정식 출발한 ‘나는 남자다’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남자’ 편에서 안방극장을 초토화시키는 큰 웃음을 선사하는 등 회를 거듭할수록 탄탄해지는 남자 관객 100여 명과 MC 유재석, 권오중, 임원희, 장동민, 허경환 등이 빠르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호흡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남자를 위한 토크쇼라는 콘셉트에 맞게 남자들만 가득한 스튜디오에 우렁차게 울리는 묵직한 웃음소리에는 꽤 힘이 실렸다.

유재석은 국민MC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팔딱거리는 입담을 풀어놓으며 100명이 넘는 일반인 관객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재기 넘치는 진행 솜씨를 보이고 있고, 권오중은 그의 옆에서 입을 떼지 않아도, 음흉한 표정만으로도 큰 웃음을 유발한다.
 또 객석에 앉아 있는 끼 많은 비연예인 관객이 소개하는 무섭도록 커다란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소소한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큰 재미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그간 남자들의 이야기에 반론을 펼치고 싶었을 여자들을 초대하는 일명 ‘나는 여자다’ 특집을 기획하는 등, 현재 ‘인간의 조건’, MBC ‘일밤 진짜 사나이’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멤버들의 성을 바꾼 특집 구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때문에 국민 MC 유재석이 4년 만에 선보인 신상 예능프로그램 ‘나는 남자다’의 고전은 외부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나는 남자다’와 동시간대 방송되며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MBC ‘나 혼자 산다’가 관찰 카메라를 통해 미혼남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가운데 각 방송사의 장수 토크쇼 또한 프로그램 안에 리얼 관찰카메라 형식의 VCR을 삽입하는 등 현재 방송가의 흐름인 리얼함의 요소를 찾아내려는 기획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정통 토크쇼의 입지가 매우 좁아졌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이미 지난 이야기로, ‘나는 남자다’도 토크쇼에 일반인 관객이라는 요소를 접목해 통제되지 않은 리얼함의 요소를 더했지만, 관찰 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과 맞붙었을 때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이휘재 등 국내 톱MC 가운데 이휘재는 가장 먼저 스튜디오에서 벗어나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뛰어들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강호동이 ‘1박2일’을 통해 여행의 과정을 진행하며 무게 중심 역할을 했던 것과는 또 다른 것으로, 육아 생활의 면면을 공개하는 ‘해피선데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진행자가 끼어들 틈 없이 여러대의 관찰 카메라 안에서 펼쳐지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발견하는 아이들의 돌발 상황, 또 순수함이 매력 요소로 다가온다.
그간 스튜디오서 꾸며진 모습만을 보였던 데뷔 22년차 이휘재는 색다른 모습으로 호평을 불러일으킨다. 또 함께 출연하는 추성훈, 송일국, 타블로 가족의 리얼한 모습은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동시간대 1위를 굳건히 지키는 중이다.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미스터 피터팬’으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한 발을 담갔던 신동엽은 아직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있지 않지만, 그는 ‘다작정책’이라는 대안으로 왕성한 활동 중이다. 그는 현재 활동하는 예능인 가운데 가장 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메인 MC를 맡고 있는 것. 지상파를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 할 것 없이 TV에 얼굴을 비추는 그는 SBS ‘동물농장’의 조용한 스튜디오 진행부터 KBS 2TV ‘밥상의 신’의 먹방, JTBC ‘마녀사냥’, tvN ‘SNL코리아’의 19금 토크와 콩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 중이다.
유재석 또한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아빠 어디가’ PD가 그를 섭외하기 위한 열변을 토해낼 정도로 각 방송사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가장 탐을 내는 MC라는 귀띔으로, 현재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국민MC 유재석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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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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