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체조] 양학선, 부상당해도 신은 신이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9.21 18: 20

과연 양학선(22, 한국체대)의 기술은 ‘도마의 신’이라 불릴 만했다. 하지만 그의 몸은 사람이었다.
양학선은 21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 안마를 제외한 전 종목에 도전장을 내민 양학선은 첫 출전종목인 링에서 14.950으로 한국 선수 중 가장 고득점을 올렸다. 안마의 착지동작도 완벽했다.
하지만 양학선은 역시 주종목 도마에서 불안요소를 보였다. 전력질주해 높이 뛰어올라 현란한 공중동작을 하고 착지를 하는 도마는 무릎과 관절에 걸리는 하중이 어마어마하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는 양학선의 경우 가장 부상이 부담되는 종목이기도 했다.

개인종목은 최소 8위 안에만 들면 결승에 갈 수 있다. 양학선은 ‘양학선2’ 등 고급기술을 쓰며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양학선은 1,2차 시기 모두 난이도 6.0의 비교적 쉬운 기술을 구사했다. 양학선에게는 쉽지만 다른 선수는 엄두도 못 내는 고급기술이다. 양학선은 주력과 도약, 공중동작에는 모두 문제가 없어 보였다.
관건은 착지였다. 모든 하중이 다리에 걸릴 때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결국 양학선은 1,2차 시기 모두 착지과정에서 발이 떨어졌다. 특히 2차 시기서는 오른쪽 발을 내딛으며 큰 통증을 느끼는 자세를 취해 걱정을 자아냈다. 
단체전 도마에서 1위는 난이도 6.4를 두 번이나 연기해 평균 15.525를 받은 북한의 리세광이 차지했다. 양학선은 착지가 불안했음에도 평균 15.500으로 리세광의 뒤를 이었다. 두 선수의 경쟁자가 없음을 감안할 때 끝까지 이 순위가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양학선이 컨디션만 완벽하다면 리세광은 비교대상이 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현재 양학선은 부상 탓에 맘껏 기술을 발휘할 수 없는 상태다. 리세광을 의식해야 하는 양학선은 결승에서는 더 난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결국 오는 25일 치러지는 도마 결승전의 관건은 양학선의 다리가 그의 기술을 받쳐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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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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