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배드민턴] 男 단체, 중국 격파...12년 만에 金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9.23 23: 46

한국 남자 배드민턴이 만리장성을 넘고 12년 만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5경기 마지막까지 가는 5시간 대접전 끝에 3-2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12년 만에 남자 단체전 정상을 밟았다.
단체전은 단식 3경기, 복식 2경기를 교대로 치러 먼저 3경기를 이기는 팀이 우승하는 방식이다. 한국의 출발은 좋았다. 첫 번째 단식주자로 나선 손완호(26, 국군체육부대)는 초반부터 천룽을 몰아세워 21-5로 1세트를 잡았다. 이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다. 손완호는 2세트를 22-24로 내줬지만, 3세트서 21-14로 역전승을 거두며 한국에 첫 승을 안겼다. 

이어진 남자복식에서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26, 삼성전기)-유연성(28, 국군체육부대) 조도 시원하게 중국을 꺾었다. 이용대-유연성은 중국의 쉬천-장난 조를 맞아 세트스코어 2-0(23-21, 21-13)로 쾌조의 승리를 거뒀다.
1세트 접전상황에서 유연성은 2점 차로 승부를 결정짓는 강렬한 스매싱을 성공시켰다. 2세트에서 18-10으로 앞서간 한국은 결국 21-13으로 쾌승을 거뒀다. 승리가 확정되자 이용대는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포즈로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세 번째 주자인 이동근(24, 요넥스)은 전 세계랭킹 1위 린단(31)을 상대했다. 린단은 구석구석을 찌르는 화려한 코너워크로 1세트를 21-18로 잡았다. 린단은 강력한 스매시와 정교한 네트플레이 등 다양한 무기로 이동근을 괴롭혔다. 결국 2세트 역시 린단이 21-15로 가져갔다.
두 경기를 지고 처음 이긴 중국은 기세가 살아났다. 한국은 4경기 복식에서 김기정(24, 삼성전기)-김사랑(25, 삼성전기) 조가 차이윈-푸하이펑 조를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4경기마저 내줄 경우 중국에 내리 3연패로 우승을 내줄 가능성이 높았다.
1세트서 김기정-김사랑은 16-19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어 21-19로 승리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관중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광했다. 2세트에서 두 팀은 막판까지 17-17로 팽팽히 맞섰다. 한국은 잇따른 실수로 내리 세 점을 내주며 18-21로 2세트를 내줬다.
한국은 마지막 3세트에 모든 것을 걸었다. 여기서 밀리면 마지막 단식주자 이현일에게 너무나 큰 짐을 주는 격이었다. 아울러 연승을 달린 중국의 상승세를 저지하기 어려웠다. 한국은 절묘한 네트플레이로 5-2로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이내 11-11로 팽팽한 승부가 됐다.
한국이 11-12로 뒤진 상황에서 한국이 넘긴 셔틀콕이 중국 선수 등을 스치는 듯한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심판은 인플레이로 중국의 득점을 선언했다. 이날 메달색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판정이었다. 결국 중국의 득점이 선언되면서 한국은 2점을 더 먹어 11-15로 뒤쳐졌다. 한국은 끝까지 선전했지만 결국 3세트를 16-21로 내주며 패했다. 마지막 단식 주자 이현일의 두 어깨에 한국의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맏형 이현일(34, MG새마을금고)은 가오환을 상대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1세트를 21-14로 잡았다. 2세트서도 이현일은 노련하게 리드를 이어갔다. 특히 코너를 찌르는 스매싱이 백미였다.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이현일은 19-15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결국 이현일은 21-18로 승리하며 5시간이 넘었던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이현일은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경기장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팬들의 우렁찬 함성으로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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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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