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스코 소망, "내년에도 MLB보다 한화와 함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27 06: 15

"메이저리그보다 한화에 있고 싶다".
한화 외국인 투수 라이언 타투스코(29)는 지난 6월말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12경기 2승4패 평균자책점 6.59 탈삼진 40개로 성적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배우 뺨칠 정도로 잘생긴 외모와 팬들을 향한 한국식 인사 그리고 팀에 빠르게 녹아드는 희생정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가능성도 보여주며 내년 시즌에도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소망을 키우고 있다.
- 아시안게임 휴식기인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

▲ 마지막 남은 2주의 시즌을 위해 계속 훈련하고 있다.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감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 꾸준하게 연습 중이다. (9월10일) 넥센전에서 완투를 한 뒤로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 한국에 온지 100일이 넘었는데 생활은 어떤가.
▲ 믿기지 않은 만큼 좋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인사해준다. 슈퍼마켓을 가더라도 그렇다. 팬들에게 정말로 감사한다. 한국 생활은 더 없이 만족한다.
- 처음 왔을 때보다 점점 개선되는 투구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안 좋았지만 7이닝 이상 던지는 경기가 나오며 터닝 포인트가 됐다. 점차 리그에 적응되고 있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지만 첫 시작보다 좋아지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 정민철 투수코치와 함께 투구 영상 비디오를 보며 불펜피칭을 거르기도 하는 등 좋아지기 위해 여러 방식을 해봤다. 안 좋을 때 회피하기보다 파고들어 답이 나올 때까지 연구하는 스타일이다. 어떤 점이 좋고, 안 좋은지를 알게 돼 좋아지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처음 상대하는 한국 리그라 쉽지 않았을 듯하다.
▲ 한국 타자들의 커트 능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넥센 1번타자 서건창에게는 몸쪽으로 제구된 공을 던져도 파울-파울-파울로 커트한다. 투수에게 굉장한 압박감이다. KIA 나지완 같은 타자도 약점이라는 곳으로 던져도 파울을 만들어낸다. 미국이랑 달리 한국 타자들은 투수를 굉장히 괴롭히며 투구수를 늘리는 데 강하다.
- 지난달 29일 넥센전에서 선발등판 후 2일을 쉬고도 구원등판을 자청했다. 이유가 있었나.
▲ 우리 불펜에서 안영명-박정진-윤규진의 활약이 크다. 그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누가 시킨 게 아니라 내가 강하게 자청한 것이다. 얼마를 던지든 내가 던짐으로써 그들이 조금이라도 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비록 원하는 대로 잘 던지지는 못했지만 팀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다.
- 중간에 들어왔는데도 팀에 아주 빠르게 녹아든 모습이다.
▲ 성격 자체가 외향적이다. 도움이 필요할 때 내가 직접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라 빠르게 융화된 것 같다. 무엇보다 동료들의 도움이 크다. 정대훈과 김태완, 김태균과 정근우가 많이 도와줬다. 내가 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 그들이 내게 한국말을 가르쳐주는 식으로 친해졌다. 이렇게 한화는 팀 분위기가 좋다. 어느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서로 함께 문제점을 찾고 기운 내자고 격려한다.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고 있기에 분위기를 잘 이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 마운드를 내려갈 때마다 팬들에게 모자 벗어 인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한화팬들에게 늘 고마움을 느낀다. 한화팬들은 정말 대단한 팬들이다. 성적에 관계없이 관중석에서 뜨거운 열정을 보여준다. 가장 위대한 팬들이다. 그 팬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한국식 인사를 하고 있다. 나 역시 처음에 성적이 안 좋았지만 팬들이 SNS를 통해 질책보다는 격려와 응원을 많이 해줬다. 그런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 어릴적 어떻게 야구를 시작하게 됐나. 롤 모델은 누구였나.
▲ 내가 태어나고 자란 인디애나에서는 농구가 첫 번째 스포츠다. 나도 농구를 먼저 시작했지만, 친구들 따라 야구도 함께 하게 됐고, 야구에 조금 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롤 모델은 놀란 라이언이다. 라이언 역시 제구가 안 좋아 타자들을 많이 맞혔다. 나 역시 앤드류 앨버스 같은 제구가 없어 힘에 기대 던지는 투수다. 언젠가 라이언을 직접 만났는데 그 역시 '홈런을 맞아도 좋으니 상대가 쓰러질 때가지 공격적으로 던져라. 먼저 포기할 때까지 공격적으로 던지면 이길 수 있다'고 조언해줬다. 그 이후 나도 힘에서 눌리지 않는 투구를 하려고 한다.
- 고교 시절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그 이후 지금처럼 지저분한 볼끝을 갖게 됐는지 궁금하다.
▲ 토미존 수술은 2003년 고교 시절에 받았다. 토미존과 지금의 공은 큰 상관이 없다. 2008년부터 커터를 던지기 시작했는데 그때 코치가 팔각도가 높으니 머리가 흔들리다고 지적해줬다 .그래서 팔각도를 낮췄는데 그 이후 볼끝 무브먼트가 지저분해졌다. 나 나름대로 똑바로 던진다고 생각하는데 공을 받는 포수 조인성과 정범모는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 싱커든 커터든 무브먼트가 많은 것은 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 올해 트리플A에서 성적이 좋았다. 아직 이루지 못한 메이저리그 데뷔 꿈은 없나.
▲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는 생각 없다. 내년에도 한화에 돌아와 뛰고 싶다. 한화는 모든 사람들이 가족처럼 대해주고 보살펴준다. 시즌 후 에인전트와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보다 한화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한화가 이기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이곳은 정말로 좋다.
- 앞으로 보완해 나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
▲ 볼넷이다. 볼넷을 줄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볼넷을 적게 줬을 때 비디오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볼넷을 줄이면 훨씬 좋은 투구를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 안타든 볼넷이든 안 좋은 것을 줄일 수 있도록 연구해서 노력하겠다.
- 피안타율을 보면 우타자(.185)-좌타자(.316) 편차가 크다.
▲ 주무기인 커터가 우타자에게는 바깥으로 꺾여 나가지만 좌타자에게는 편하게 붙여놓고 칠 수 있는 궤적이라 그런 것 같다. 나 역시 나름대로 대비를 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내가 자신있게 편하게 던질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있지만 시즌 후에는 체인지업을 비롯해 다른 변화구들을 보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구종이 많아지면 승부수도 다양해진다.
- 앞으로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
▲ 일단 남은 시즌 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집이 있는) 텍사스로 돌아가 러닝부터 차근차근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훈련에 들어갈 것이다. 또한 아내가 임신 중인데 (11월에) 출산 예정이다. 아이도 돌보며 가정에도 충실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내년 시즌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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