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2' 오클랜드 도박, 가을야구에선 빛 볼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01 07: 49

가을야구를 위한 도박, 과연 빛을 볼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1일(이하 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원게임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야 가까스로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확정지은 오클랜드는 여전히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오클랜드는 올 시즌 대형 트레이드를 2건이나 성사시켰다. 지난 7월초 시카고 컵스로부터 제프 사마자와 제이슨 해멀을 데려오며 마운드 보강에 나섰다. '머니볼'로 유명한 빌리 빈 단장은 유망주들을 넘기며 즉시 활용 가능한 선발투수 2명을 데려오는 승부수를 던졌다.

첫 트레이드 당시까지 오클랜드는 53승33패 승률 6할1푼6리로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키웠다. 198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25년째 정상에 등극하지 못하고 있는 오클랜드로서는 올해가 우승의 적기라고 판단했다.
빈 단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7월말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특급 좌완 존 레스터를 데려오는 빅딜까지 터뜨렸다. 시즌 후 FA가 되는 레스터를 최대 3개월 동안 쓰기 위해 FA까지 1년 반이 남은 중심타자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내주는 출혈까지 감수했다. 과거 머니볼과 정반대로 대치되는 '머니볼2'.
이처럼 오클랜드가 도박과 모험을 건 것은 지난 2년의 교훈이 있기 때문이었다. 2012~2013년 오클랜드는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으나 디비전시리즈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모두 2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디트로이트의 강력한 선발야구를 넘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단기전은 투수력의 싸움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과감하게 선발투수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오클랜드는 트레이드 이후 계속 패배를 반복했다. 7월까지 66승41패 승률 6할1푼7리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지만 8월 이후 22승33패 승률 4할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까지도 몰렸다.
비록 팀 성적은 계속 떨어졌지만 트레이드로 들어온 투수들의 활약은 좋았다. 해멀(2승6패·4.26)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레스터(6승4패·2.35) 사마자(5승6패·3.14)는 안정감이 있었다. 이들과 함께 소니 그레이, 스캇 카즈미르가 포스트시즌 4선발로 로테이션을 구축했다. 특히 '빅게임 피처' 레스터는 캔자스시티와 원게임 플레이오프 선발로도 예고됐다. 레스터의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13경기(11선발) 6승4패 평균자책점 2.11.
레스터는 "우리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이번이 나에게도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며 "4월이든 9월이든 다를 것 없이 평상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빈 단장의 대형 트레이드 승부수가 가을야구에서는 빛을 볼 수 있을지 오클랜드의 '머니볼2'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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