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우충원의 유구다언] 개막식서 실종된 역사의식, 폐회식은?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OSEN=우충원 기자] '한류 콘서트'논란과 함께 실종됐던 역사의식, 폐회식서는 달라질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 임권택 총감독을 비롯해 장진 예술감독이 참석해 오는 4일 오후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개최되는 폐막식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은 많은 논란이 생겼다. 배우 이영애의 갑작스러운 등장, 또 이것이 미리 유출된 점이 논란의 중심이었다. 아울러 장동건, 현빈, 김수현, 싸이 등 한류스타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내외신에서 혹독한 평가가 이어졌다.

폐회식에 대한 설명 보다는 개막식에 대한 변명의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장진 감독은 "수많은 문화인들이 지켜온 문화 자존심에 관련된 무대에 대해 어쩌면 기사 한 줄 안 쓰시는지 야속하다. 역시 언론이 '클릭할 수 있는 위주로 기사를 쓰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언제 따로 시간이 있으면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그런 경향을 바로 잡아주시는 분도 있으시리라 믿는다"며 강경한 발언을 했다.

단순히 한류 콘서트에 불과했던 개막식은 더욱 큰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그릇된 역사의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인천의 자랑이라고 선정한 우정총국의 설치다. 근대식 우체국인 우정총국은 1884년 11월 개관했다. 그 해 12월 급진 개화파가 수구파를 몰아내려는 갑신정변이 무대다. 김옥균 등 개화파들의 개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20일 만에 문을 닫은 역사다. 특히 우정총국의 역할은 대한제국의 상황을 본국에 전달하려는 외국 공관들의 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 그대로 조선의 열약한 상황을 외국 공관들이 전달하면서 조선에 대한 침탈을 호시탐탐 노릴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경인선 철도도 마찬가지다. 불평등한 사업으로 인해 대한제국에 막대한 빚을 안긴 경인선 철도는 일제의 식민지 수탈을 위한 중요한 도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막식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인천의 자랑으로 여겨졌다.

역사의식에 대해 모두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진 감독은 단지 '클릭할 수 있는 기사를 쓰는구나'라면서 개막식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아시안 게임의 개회식과 폐회식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다. 개최 도시와 국가의 역사를 표현하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아시아에서 살고 있는 민족들에게 개최 도시의 소개를 할 수 있는 장이다. 역사의식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으면서 불만만 표출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책임자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자리다. 또 책임자인 장진 감독은 이미 문화계에서 폭넓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역사의식에 대해 고민을 부탁하는 것이 어렵다면 폐회식에 대한 기대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10bird@osen.co.kr

OSEN 포토 슬라이드
슬라이드 이전 슬라이드 다음

OSEN 포토 샷!

    Oh! 모션

    OSEN 핫!!!
      새영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