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vs SM, 결정적 장면 다섯 [심층취재]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10.01 17: 29

[OSEN=이혜린의 스타라떼] 제시카의 소녀시대 탈퇴를 두고 제시카와 소녀시대(SM엔터테인먼트) 양측의 입장이 연이어 정리됐다.
미묘하게 맞지 않는 부분은 있지만 대체로 ▲제시카가 개인 사업을 했고, 이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있었다 ▲SM이 제시카의 소녀시대 활동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전체적인 그림은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소녀시대 활동에 '애정'을 갖고 임하는 게 어느 정도인지, 제시카의 개인 활동이 소녀시대 전체에게 피해를 줄 여지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양측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묘하게 엇갈리는, 결정적 장면 다섯가지를 꼽아봤다.

# 제시카, 먼저 소녀시대 떠나려했다?
SM에 따르면 제시카는 지난 봄, 소녀시대 활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앨범 활동을 하나만 더 하겠다는 조건. '미스터미스터' 이후 한번의 컴백을 더 하는 셈이니, 탈퇴 시기를 대략 내년 상반기쯤으로 계산한 것으로 알 수 있다.
이에 대해서 제시카는 별다른 반박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소녀시대 활동을 최우선으로 해왔다는 그의 입장에는 균열이 생긴다.
더구나 지금 이 시점에서 탈퇴를 원치 않는다는 그의 입장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 왜 내년일까?
만약 내년에 소녀시대를 떠나려 한 것이라면, 왜 '내년'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생긴다. 관계자들의 추측은 두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남자친구와의 결혼이다. 제시카가 결혼을 하고 싶어한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떠돌던 소문. 결혼을 하고 소녀시대를 떠나려 한다는 보도가 계속돼왔지만 SM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아왔다. 거의 모든 이슈에, 특히 오보를 바로 잡는 일 등에는 즉각 입장을 내놓던 SM으로서는 이례적인 대응. 결혼설에 대해서는 제시카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타일러권이 웨이보 글을 통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올해도, 내년에도 계획이 없다"고 했다.
다음은 지난 8월 시작한 패션 사업이 내년쯤이면 자리잡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패션 사업이 안정화될때까지는 소녀시대라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소녀시대 활동에 '적극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 더구나 소녀시대는 이제 막 중국 활동에 박차를 가하던 차였다. 중국 내 K-POP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제시카가 별도의 입장을 내고 있지 않고 있다. 1일 공식입장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 SM이 개인 사업을 허락했다?
제시카의 입장에 따르면 SM은 제시카의 사업을 허락했다가 돌연 입장을 바꿔 한달만에 '소녀시대냐, 사업이냐'를 선택하라고 했다.
SM의 '허락'을 믿고, 사업을 벌써 벌인 제시카로서는 청천벽력일 수밖에 없다. 제시카가 '상처'를 받았다는 요지의 입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개인사업이라고는 하지만 가수의 이미지가 매출에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개인 사업이 오로지 '개인' 사업이기는 어려운 상황. 그래서 가수 브랜드에 '지분'이 있는 소속사로서는 개인 사업이 가수 이미지 과다 소모 등의 이유로 꺼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SM이 제시카의 사업을 허락한 것은 이전 전례들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SM은 앞서 동방신기 세 멤버의 화장품 사업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결국 멤버들의 탈퇴라는 큰 시련을 겪은 바있다. 그래서 제시카에게는 개인 사업을 가능한한 허락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 제시카의 우선 순위는 어디에?
이미 허락했던 일을 다시 도마 위에 올린 건 애초 상호 동의 됐던 부분에 변화가 생겼다는 걸 의미한다. 어느 쪽에 변화가 생긴 것인지에는 제시카와 SM의 입장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SM은 "소녀시대 활동에 대한 우선순위 및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부분들에 대한 정확한 조율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시카가 패션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지속적인 논의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팀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아주 매끈한 합의는 아니었다는 것.
반면 제시카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 8월초에 블랑 사업 론칭 때까지 SM소속사로부터 사업병행에 대한 동의와 허락을 받았고, 멤버들로부터도 축하를 받으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론칭 불과 한달 만인 9월초에 멤버들은 돌연 입장을 바꾸고 회의를 소집했으며, 그 이후 저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사업을 그만두던지, 소녀시대를 떠나던지 양자 택일 하라는 요구를 해왔다"고 밝혔다.
제시카가 소녀시대 활동에 정말 애정이 있었다면 SM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게 되고, 제시카가 어떻게든 소녀시대 활동에 소홀했다면 SM의 말이 맞는 게 된다.
이 부분은 주관적인 사안이라, 제3자가 판단을 내려주긴 어렵다. 만약 법적 대응 등으로 사태가 번진다면, 더욱 상세한 정황들이 외부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 제시카-SM, 한솥밥이 가능?
SM은 제시카 관련 입장을 밝히면서 앞으로 제시카의 솔로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제시카도 "나는 언제나 소녀시대를 아껴왔고, 또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했다. 훈훈한 결말이다.
그러나 이들이 과연 한솥밥을 계속 먹을 수 있을 것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전망이다. 제시카는 웨이보에 글을 올린 것에서 더 나아가 별도의 홍보대행사를 통해 1일 공식입장을 밝혔다. 별도의 채널을 마련한 셈이다. 그가 법무법인을 통해 법적 자문을 받았다는 정황도 포착된다.
만약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다면, 특이한 그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나가겠다'고 소송하는 경우는 많았어도 '남겠다'고 소송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
나머지 멤버들은 한동안 스포트라이트에 시달릴 전망. 이들은 1일 중국에서 돌아오는 공항에서부터 일거수일투족이 집중 보도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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